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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pr 24. 2022

콰르텟 포스트링스의 특별한 연주 관람

  대학원 다닐 때 졸업연주를 준비하면서 따로 레슨을 받았던 선생님이 계셨다. 그때는 그분도 대학원에 다니셨는데 얼마 전 박사님이 되셨다. 내가 대학원을 마친 후 더 멀리 이사를 하시면서 그동안 연락을 못하고 지내다가 작년엔가 다시 뵈었다. 함께 활동하던 앙상블에서 연주자를 구하던 차에 이분이 합류하게 되어 좋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연주는 앙상블 식구들과 함께 관람하였다.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있어 일정표에 저장해 두고 기다렸다. 토요일 오전 레슨을 받고 바로 서초동으로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을  같아 자주 가는 악기사에 악기 점검을 받을까 하고 들렀다. 두어  전에 점검을 받은 터라 달리   어서 케이스에 넣고 다니던 습도계를 글루건으로  보이는 곳에 붙여 주시며 여름에 다시 오라고 하셨다. 연주회장이 그곳에서 가까워 차를 악기사 옆에 두고 악기도 맡겨 놓은  연주회장으로 갔다. 그곳도 악기 수리하는 곳이었는데 한쪽을 아담한 연주회장으로 개조한 아기자기한 곳이었다.   곳이 없어 놓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미리 준비한 예쁜 꽃다발이 더운 차에서 생기를 잃어가고 있어 그늘로 걸어 다니다가 연주회장에 도착하자마자 선생님이 보여 바로 드리며 축하했다.


  20분 전이라 아직 관객이 별로 없었다. 두 번째 줄에 자리 잡고 앉아 앙상블 팀을 기다렸다. 연주 시작 5분쯤 전 도착했다. 장소 찾느라 오래 걸렸고, 운전하신 분은 아직 자리 찾고 있다 했다. 연주가 시작되었고, 곡이 거듭될 때마다 박수소리가 점점 커졌다. 앞쪽은 클래식으로 뒤는 영화음악으로 짜여 있었는데 평소에 많이 듣던 익숙한 선율이 많아 부담 없고 편안했다. 이 팀의 특징이기도 한 것 같았다. 솔로를 골고루 나눠서 하는 걸 보니 인품 좋은 선생님의 배려가 느껴졌다. 네 분이 그동안 호흡을 많이 맞추셨나 보다. 남자 네 분의 콰르텟 공연이 흔치 않은데 참 멋지고도 따뜻한 연주여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연주가 끝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담화를 나누었다. 나는 부모님 댁에  일정이 있었고 다른 분들은 함께 내려가야 해서 식사나 차를 하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만나 좋은 연주를 같이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10월에는 앙상블의 도서관 연주에 함께 하기로 했다. 내가 같이 하지 않아도 이미 완벽한 팀이고  학기라 마음이 바쁘기도 하여 올해는 함께 연주하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선생님과 같은 무대대에서 연주하는 영광을 누리게   같다. 실수할까 두렵고, 함께 연주하는  처음이어서 걱정이 앞서지만 미리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연주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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