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이호정)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만났다. 기록, 메모, 글쓰기는 항상 나의 관심사 중 하나라 제목이 바로 눈에 띄었다. 캘리하는 분이라 그런지 글씨가 너무 예뻐서 사진들을 보는 내내 행복했다. 필기구 유목민, 특히 메모노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저자는 결국 몰스킨에 안착했다. 나는 그렇게 비싼 필기구를 한 번도 써 본 일이 없고, 앞으로도 쓰지 않을 것 같지만 내지에 필기구가 만나는 느낌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캘리 작가에게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집 근처에 대형 문구점이 없고, 요즘 들어 통 가본 적이 없어 거의 늘 같은 필기구를 사용한다. 얼마 전 인조가죽 필통과 가죽 연필 캡을 구입하긴 했지만 간편하게 온라인을 이용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느낌 좋은 펜을 찾으러 대형 문구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 때면 열심히 쓰던 다이어리는 학기 중에는 꼼꼼히 적기가 어렵다. 원래 주간 계획을 다이어리에 시간별로 기록해 왔었는데 점점 내용이 적어지다가 몇 주가 사라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앞으로는 더 잘 기록해 보려고 한다. 사실 기록하는 게 습관일 때는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사는지 돌아보게 되고, 한 주의 생활을 한눈에 알 수 있어 뿌듯하기도 했는데 기록하지 않는 날이 많아질수록 무언가 허전하고 정신없는 나날만 계속되는 느낌이 든다.
책에는 매월, 매주, 매일 적는 것을 권한다. 월간계획, 주간 계획과 기록, 그리고 일기를 매번 모두 기록하는 것은 사실 무리일지도 모른다. 특히 다닌 곳을 그림으로 남기거나 특별한 습득물을 예쁜 마스킹 테이프나 풀로 붙이기까지 하는 아기자기함을 따라 하기는 너무 어려울 것 같다. 글씨를 예쁘게 쓰는 일도 평범한 나에겐 쉬운 일이 아니어서 앞으로도 나만의 필체를 유지할 것 같다. 하지만 심기일전하여 조금 전에 다이어리를 재정비하면서 앞으로의 일상을 많든 적든 적어보리라 생각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계획하고 기록하는 분들이 워낙 많다. 나도 월간 일정은 거의 스마트폰에만 적었다. 오늘 오랜만에 달력을 그려 반복되는 일들과 특별한 이벤트를 적다 보니 한 달의 삶이 눈에 확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저자도 손으로 꾹꾹 눌러 가며 직접 쓰는 이유는 디지털로는 따라올 수 없는 특별한 감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리라. 독서기록과 글쓰기 아이디어를 적는 두 권의 A5 노트도 거의 항상 가지고 다니는데 다이어리에 이 내용들을 적기엔 너무 분량이 많아져 내지를 계속 갈아 끼워야 하기 때문에 이 둘은 분리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다이어리에는 꽤 많은 내용이 들어있다. 월간, 주간 일정, 기도제목, 메모, 지출 기록, 오래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들(생일, 월간 독서모임 도서 목록 등)도 있다. 섹션을 나누기 편하고 내지를 언제든 보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지만 한 번 정리하느라 빼서 모아둔 걸 다시 보긴 쉽지 않다. 반면 작은 스프링 노트에 기록한 것들은 그대로 시간 순서로 모으기만 하면 되고, 언제든 들춰보기 쉬워서 좋다.
작년부터 반 아이들도 다이어리 꾸미기가 붐이다. 예쁜 스티커나 필기도구에 대한 아이디어를 서로 나누기도 하고, 자신의 다이어리를 가져와 보여주며 감탄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이런 아기자기함은 옆에서 보는 이들까지 행복하게 한다. 정신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예쁘게 기록하고 정리하는 작은 정성이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 같다. 앞으로 다른 건 못하더라도 할 일 목록(To Do List) 적기는 꼭 실천할 것이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EYeygWVaTEE
https://www.podty.me/episode/17386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