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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도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고성한)

by Kelly

얼마 전 블로그 댓글로 이 책을 보내주신다는 선생님의 메시지를 보았다. 선생님들이 쓰신 책을 찾아 읽는 편은 아니지만 지금 집필 중이라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고, 다른 선생님은 어떤 학교생활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서 보내주시라고 했다. 사실 교사가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지 않는 선생님들이 주변에 많다. 너무 잘 아는 곳의 이야기라 오글거린다는 게 이유였다.


이 책을 쓴 선생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시다. 기독교 교사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남다르기도 하다. 초임 때 몸이 많이 아파 휴직을 하셨던 선생님은 승진이나 출세보다 건강이 우선이라 생각하며 아이들과의 추억을 한 해 한 해 만드는 일에 집중한다. 그런 점에서 나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관리자라는 자리가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많다. 보통 남자 선생님들 중에 승진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 젊은 선생님들은 소신껏 현재의 자신을 아끼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이 책 표지를 보니 브런치와 좋은 교사에 정기 연재했던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드셨나 보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쓰신 글을 모은 것인지 한 해의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내용이 있지만 모든 글에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이끌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묻어 있다. 잘해 보려고 한 일이 아이에게 더 상처를 주었다거나, 학생만큼이나 칭찬받기를 좋아하는 등 솔직한 심정이 들어있다. 돌이켜 보면 지금의 나는 아직 부족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참 많이 다듬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륜이 있다고 모두 현명해지지는 않겠지만 과거를 떠올리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운 기억들도 많다.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아이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수업하는 것은 그런 아픔들을 겪으며 단단해진 덕분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마찬가지로 그런 과정을 겪고 있다. 수없이 많은 실수와 과오를 거쳐 조금씩 빛나는 선생님이 되어 간다.


건강을 잃은 동안 시작한 글쓰기가 저자의 교사 생활의 자양분이 되었다. 무언가를 기록하는 일은 어떤 직업을 가졌든 좋은 습관이다. 나도 아이들과의 일을 가끔 기록하는데 솔직히 자세히 쓰기가 껄끄러울 때가 많다. 혹시라도 내 글을 읽은 아이가 상처받지나 않을까, 아이 개인의 이야기를 적어도 될까, 하는 조심스러움이 앞선다.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과의 생활을 자세히 쓰신 면이 솔직하고 용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몇 년이 지난 다음에는 터놓고 쓸 수 있을까? 오픈된 곳에만 기록하는 것이 문제다. 나만의 비밀 일기장을 만들어 아이들과 겪은 일들을 잊어버리기 전에 기록해 두어야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위로가 되었다. 교사가 늘 행복한 일만 겪는 건 아니고, 아이들에게 무시 아닌 무시를 받으면 어른에게 받은 것보다 상처가 클 때가 있어서 선생님들은 모두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고민이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님을 알게 되고, 동지의식과 함께 위로를 느낀다. 어제만 해도 학생회장 선거로 아이 간에 작은 오해가 있었던 터라 마음이 쓰였는데 국어시간 마음을 나누는 글쓰기를 하며 친구에게 편지를 쓰라고 했더니 다섯 명이나 나에게 편지를 주었다. 한 학기 동안 너무 즐거웠고, 감사하다는 편지였다. 하나하나 읽으며 어찌나 큰 힘이 되는지 평소에 안 쓰던 답장을 손글씨로 조금이나마 써서 오늘 주었다. 이런 작은 행복이 모여 보람 있는 한 해가 되어 간다. 교사들의 아픔은 교사만이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선생님들의 상처를 다독일 것이라 믿는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WWZd9TfoslI


* 위 글은 저자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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