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교사가 되는 중입니다 (임광찬)
이 책을 학기 중에 한 번 빌려왔다가 그냥 반납했던 기억이 난다. 매일 교사가 되는 중이라는 제목이 너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교사는 임용과 동시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때부터 시작하여 계속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는 의미이다. 교사는 저자의 말처럼 학생이 있을 때만 존재하는 상대적 관점이기도 하다. 학생이 있음에, 그리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교사 생활을 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꽤 오랜 시간 아이들을 만나 왔다. 처음에는 의욕만 가득해 더 많이, 더 잘 가르치려고 애를 씀에도 실수를 많이 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더 공감하며 지낼 수 있을지가 공부를 많이 가르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도 배우는 중)
저자는 10년 동안 텃밭을 가꾸었다고 한다. 화분과 다른 화단에는 잡초도 자라지만 식물도 더 생기 있게 자란다. 교실은 화분이 아닌 화단 같아야 한다. 잡초와 아닌 것을 구분하는 눈을 가져야 하지만 잡초를 너무 매정하게 모두 제거하는 것만이 옳은 것은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잡초만의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겠다. 이 말은 수업에 그대로 적용된다. 시끌벅적한 교실을 교사들은 때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속에서 오히려 배움이 일어날 때가 많다. 넓은 바운더리 안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서로 배울 기회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 믿는다.
고등학교 교사인 저자의 입장은 초등 상황과 조금 다르다. 한 시간 수업을 위해 3시간 연구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많은 과목을 연구 후 반을 돌지 않고 한 번씩만 가르치는 초등에서는 연구할 시간이 빠듯한 편이다. 그래서 학년 선생님들과 공조한다. 서로 여러 자료들을 공유하고 좋았던 수업 아이디어를 나누며 서로에게서 감사한 마음으로 배운다.
고등학교 수행평가는 정확히 어떤지 모르지만 초등은(적어도 우리 학교는) 그야말로 과정을 평가한다. 아이들의 성적을 차등화하는 게 목표가 아니고, 우리가 정한 목표에 모두 잘 도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물론 공평하고 공정해야 하겠지만 점수를 낮게 주기 위한 평가는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급에서는 배우는 모든 과정이 평가라 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도 늘 그렇게 이야기한다. 물론 수행평가는 계획한 대로 진행하지만 그 외 많은 수업 내용과 결과를 따로 수첩에 기록해 두었다가 학기말 줄글로 아이들의 평어를 쓸 때 적곤 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매 수업 참여도가 엄청 높다. (아이들은 평가라고 하면 열심히 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선생님이 그렇게 하시겠지만 교과서나 필기 검사도 거의 매 수업마다 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수업에 참여하지 하지 않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
시간이 갈수록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바로 ‘동기유발’이다. 예전에는 그저 수업의 한 부분으로 여겼는데 이제는 그 수업을 좌우하는 키워드라는 생각이 든다. 동기유발만 잘해도 아이들은 으샤 으샤 하며 수업에 빠져든다. 그래서 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 수업에 왜 참여해야 하는지, 얼마나 재미있을 것인지, 여기서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아는 아이와 수동적으로 앉아만 있는 아이의 참여도가 다른 것은 자명하다.
책 내용 중 가장 공감 가는 부분은 아이와의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라는 것이다. 족집게 강사처럼 강의를 아무리 잘해도 아이와의 교감이 없다면 그 수업은 죽은 수업이다. 아이들의 의욕을 이끌어내려면 교사와의 신뢰와 끈끈한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올바른 교사는 지식으로 무장한 사람이 아닌 아이들의 존경을 받는 인품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자 나의 마음이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성찰하여 교사 개인의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 본받을 점이 많은 교사를 아이들이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은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나쁜 교육의 예이다.
며칠 전 아이들에게 승급심사 영상을 보여주었다. 어설픈 나의 태극 7장에 아이들이 ‘너무 멋져요!’하고 감탄을 해 주었다. 사실 학년 초에 2학기에 태권도를 배울 예정이라고 말했을 때만 해도 반응이 신통치 않았는데 요즘은 당연히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아이들은 영상을 보며 미리 연습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교사는 걸어 다니는 교과서나 다름없으므로 교사가 무언가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임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20년이 넘도록 교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매년, 매 학기, 매월, 매주, 매일, 매시간이 다르고 생각지 못한 어려움도 여전히 생긴다. 사명감이 없다면, 그리고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건강하게 교사 생활을 오래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의 부족함은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다.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한다고 생각하면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이 있음에 교사가 있고, 부족하지만 나를 먼저 사랑해야 반 아이들도 진심으로 예뻐할 수 있다. 나에게 주어진 교사로서의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돕고, 나누어야겠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xhKoBjVqFq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