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귀국 바이올린 독주회
토요일 저녁에 블로그 댓글을 보다가 나의 바이올린 독주회 관람을 보고 공연 예매를 해 두셨다는 글이 있어 그분의 공연을 찾아보니 일요일 밤 공연이었다. 부모님을 찾아뵙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망설이다 결국 예매를 했다. 오후에 포도를 사서 부모님 댁에 들렀다가 예술의 전당에 간 김에 근처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로 해서 조금 일찍 나섰다.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며 오랜만에 또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요즘 골프에 재미를 붙여 남편과 자주 필드에 나가고 있다고 했다. 골프는 오래전 한 달 연습실에 다니며 배워보려 했는데 적성에 너무 맞지 않아 바로 포기했었는데 참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운동인 것 같다. 돈이 좀 많이 든다고 한다.
시간이 되어 연주회장에 들어갔는데 관객이 너무 많아 놀랐다. 많은 분들이 보러 온 걸 보니 실력이 뛰어난가 보다 했는데 악기 소리도 너무 좋고, 연주를 정말 차분하게 잘하셨다. 다 외우신 듯 눈을 감고 연주할 때가 많았다. 그 긴 곡들을 어떻게 다 외웠을까? 외우는 데 특별히 소질이 있는 분도 보긴 했지만 그만큼 많은 연습을 했다는 뜻일 것이다.
키도, 손도 아담한 분이었는데 너무 야무지게 연주를 잘하셨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드라마에서 나온 브람스의 스케르초가 첫 곡이었다. 베토벤 소나타를 들으면 이상하게 잠이 온다. 2악장이 너무 감미로워서일까? 꿈과 현실을 오가다 1부가 끝났다. 2부에서는 프로코피에프의 소나타 2번을 하셨는데 4악장이 정말 신나는 곡이다. 기교가 많고 빨라 어려울 것 같은데 셈여림을 잘 살려 멋지게 연주하셨다.
이틀 내내 밖에 나가 있느라 가족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피곤했지만 음악과 함께 한 주말이어서 행복했다. 오늘 연주하신 분의 앞으로의 연주 인생이 탄탄대로이기를……. 악기 연주를 잘하는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