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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r 14. 2021

두 개의 시점

영화 <아이 씨 유>

  어느 블로그에선가 뻔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제목을 보고 검색했다가 현재 상영 중이고 평점이 굉장히 높은 것을 보고 망설이다 한산한 밤 시간에 잠시 영화를 보고 왔다. 사실 너무 무서울까 봐 남편과 함께 가고 싶어 계속 설득했는데 피곤하다고 해서 혼자 간 것이다. 다행히 관객이 나 외에 몇 명 더 있었다. 앞부분 음악이 너무 무서워 이 밤에 괜히 보러 왔다는 후회를 했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아름다운 계곡과 숲, 그리고 바닷가 집을 보면서 서서히 두려움이 가셨다. 영화 내내 음악이 정말 무섭긴 했다. 음악이 한몫 한 영화. 영화를 곧 보실 분들은 아래 글을 읽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어제 영화 보러 갔을 때도 영화 상영 직전에 예고편을 해서 눈을 감고 있었다. 영화 보기 전에 내용을 아는 것만큼 싱거운 게 없다.


  평화롭기만 하던 마을에서 두 명의 소년이 사라진다. 실종 사건을 책임지는 그렉 형사의 가족은 아내의 불륜과 아들의 사춘기로 살벌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물건이 옮겨지는 등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눈치챈 그렉의 아내 재키는 그 일들이 사춘기 아들이 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에 깊이 알아보려 하지 않는다.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데 그런 일로 따지면 사이만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종 사건을 조사하던 그렉과 스피츠키는 15년 전 사건과 연관된 초록색 칼을 발견하게 되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영화를 보면서 거대한 집에 산다는 게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 큰 집에 있으면 별 생각이 다 날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집에는 누군가가 숨어들기도 쉽다. 몇 년 전 '숨바꼭질'이란 영화나 '도어락'처럼 외부인이 주인과 동거하는 이야기는 상상만으로도 섬찟하다. 그런 사람들이 정상적일 리 없으니.


  영화는 현재와 과거, 그리고 두 개의 시점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영화의 독특한 시도가 절묘하게 잘 표현되었다. 처음 보는 배우들만 나와서인지 낯선 느낌도 있지만 예상을 빗나가는 전개가 신선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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