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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pr 12. 2021

변화의 시작

영화 블랙 앤 블루


  분주한 일상에 영화 한 편 볼 잠깐의 여유로 행복해진다. 다른 세상에 잠시 동안 푹 빠져 있다 올 수 있으니까. 이번에 간 곳은 미국의 한 빈민가다. 자연재해로 황폐해진 마을을 많이들 떠나가고 남은 사람들은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곳을 떠났다 경찰이 되어 돌아온 웨스트는 경찰 내에서는 비주류로, 사람들에게는 마을을 떠났던 배신자로 마음 둘 곳 없이 외톨이로 지내고 있었다. 사회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미약하지만 그 시작을 해 보려는 그녀의 마음속 확고한 신념 하나만을 가지고 지내던 어느 날 한 사건을 목격한다. 이 영화에서 처음 보았는데 경찰 방탄복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다니다 중요한 시기에 켜서 촬영할 수가 있다. 범죄 현장을 고스란히 담은 그녀의 바디캠은 그녀와 함께 위기에 처하고, 그때부터 그녀의 싸움은 시작된다.

 

  요즘 동양인들이 위기를 겪는 것을 보면서 미국의 어두운 단면을 보게 되었다. 유색인들이 당해 온 그간의 고통을 이 영화가 조금은 대변하는 듯하다. 경찰이 보호자가 아닌 두려움의 대상이고, 오히려 서로를 서로가 보호해야 하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곳의 사람들. 무조건 그들만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럼에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고, 그 시작을 누군가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속 슈퍼마켓 직원처럼 남을 도우려 했다가는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쉽게 손 내밀긴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 살기 좋은 곳인지 모르지만 왠지 이런 영화를 보면 한국에 살고 있는 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격한 장면들이 있긴 하지만 여성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는 모습이 멋있었고, 불의를 알고도 타협하지 않고 개선하고자 노력한다는 내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영화에서 잊히지 않는 슈퍼 직원의 말 ‘경찰이 언제 돈 내고 가져갔어?’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맞는지?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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