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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r 14. 2021

AI시대에 필요한 감성적 창의성

와일드 (송인섭)

  이 책은 몇 개월 전 학교 도서관에 구입 신청을 했던 책이다. 한동안 다른 분이 빌려갔었는지 안 보였는데 이번에 AI 수업을 준비하는 중이어서인지 눈에 띄어 얼른 빌려 왔다. 좋든 싫든 우리는 로봇이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시대를 살아야 한다. 거부하거나 비판만 한다고 그런 날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말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에도 기존의 방법을 답습할 것이 아니라 엄청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 우리는 코로나 19라는 특수 상황에 직면하면서 의도치 않게 그 시대를 빠르게 맞이하게 되었다. 학교 현장은 처음에 엄청난 혼란의 연속이었다. 아이들의 등교가 미뤄지고, 선생님들은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태를 맞게 된다. 줌이나 온라인 수업 기반이 아직 익숙지 않았던 우리 학년은 시작을 카카오 라이브톡으로 했다. 아침 조회를 단톡 방에서 라이브톡으로 하고, 아이들의 반응을 대화창 메시지로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우리에겐 신선한 충격이었고, 아이들도 새로운 방법들에 적응을 해 나갔다. 하지만 라이브톡으로 수업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영상을 만들거나 링크를 공유해 아이들의 학습을 유도했다. 하지만 확인할 방법이 많지 않았던 선생님들은 사진으로 과제를 받는 일로 하루를 보냈다. 올해의 학생들은 작년을 겪었기 때문에 기기적 결함이나 학습 기기가 없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작년에는 과도기여서 부모님의 핸드폰을 빌려 과제를 제출하는 일도 있었고, 옆반 아이들 몇 명은 1학기 말부터 시작한 줌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시간을 늘려 가며 줌 수업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줌으로 수업하는 노하우를 쌓아가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자유시간이 많아지면서 자기 주도 학습이 엄청나게 좋아지거나 자유시간을 게임으로 채우며 나태해지기도 하는 걸 보았다. 


  이런 시대를 맞은 우리는 앞으로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어쩌면 온라인 수업을 등교 수업과 병행하게 될지도 모른다. 불편한 점도 있지만 분명 장점도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집에서 자율적으로 공부 계획을 세워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단순 암기보다는 자유롭게 검색하거나 책을 읽는 시간, 사색하는 시간을 통해 통찰력을 키워 갈 수도 있다. 물론 학교는 아이들의 개인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으로 살아갈 미래는 지금의 직업 중 없어지는 것들이 많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지금 암기 위주의 공부나 주입식 수업을 통해 배운 지식은 나중에 사용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학교나 학원에서 남들도 다 하니까 하는 공부보다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책과 경험을 통해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미래 사회의 인재가 되기 위해 더 중요한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 입시 제도가 먼저 바뀌어야 하겠지만, 어쨌든 앞으로는 좋은 대학을 나와 튼튼한 평생직장에 취직할 생각을 하는 건 무의미해질지 모른다. 그렇다고 공부하는 것 자체를 멈춰서는 안 된다. 공부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컴퓨터처럼 외워서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는 인재가 될 수 없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며, 특히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개인 공부보다 소그룹 활동을 많이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요즘 줌 수업 중 적어도 한 번은 소그룹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처음에는 어색할지 모르나 소수의 모임에서 의견을 내고 친구들의 말에 경청하며 하나의 결과를 이루어가는 과정은 아이들의 사회지수나 감성지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다중지능 이론에 의하면 아이들은 저마다 높은 지수를 가진 분야가 있음을 알게 된다.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누구나 가진 지능 중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 분야에 재능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저는... 을 못해요.'하고 말하는 학생들에게 우리는 누구나 그 분야의 지능도 가지고 있음을, 그리고 개발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음을 말해 주고 자신감을 갖도록 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어느 한두 분야가 두드러질 때 그것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줄 경우 다른 분야로도 전이됨을 기억해야 한다. 교육적 자극 하나하나가 아이들의 다중지능을 발전시키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은 교사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책에서 나온 한 실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두 팀으로 나누어 그들이 이룬 성과에 대해 한 팀은 '똑똑하다'라고 칭찬을 하고, 또 한 팀은 '열심히 했다'라고 칭찬을 했다. 다음 과제에 당면했을 때, 똑똑하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또 그 말을 듣기 위해 능력보다 쉬운 문제를 선택해 해결하고자 했고, 열심히 했다는 칭찬을 받은 아이들은 보다 어려운 문제를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교사로서 앞으로 아이들을 칭찬할 때 마음에 새겨야 할 내용이다. 아이들의 장기적인 발전과 능력 향상, 그리고 동기유발을 위해 '똑똑하다'보다는 '정말 열심히 했음'을 칭찬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AI 시대에 각광받을 아이들의 감성과 창조성, 로봇이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희소성을 찾아낼 수 있도록 아이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겠다. 자생력을 키운 아이들이 저마다 미래의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스스로 동기를 불러일으키도록 교사와 부모는 관찰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로봇과 공생하며 로봇으로 인해 피해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풍성한 삶을 누리는 사람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 본문 내용 ---


- 존 듀이가 주장한 경험 교육은 다른 교육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며 전인교육으로 발전했다. 전인교육이란 인간이 지니고 있는 모든 자질을 전면적으로, 또 조화롭게 육성하려는 교육을 말한다. 인간은 신체적, 지적, 정의적, 심리체동적 특징 등 여러 요소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전체를 이루는 존재다.... 학습자가 갖고 있는 모든 자질을 조화롭게 육성하려는 전인교육을 달리 표현하면 아마도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어떤 변화나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전인적 특성을 만드는 교육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격동의 변화를 대처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그렇다. 전인교육은 어떠한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말하는 '자생력'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교육이다. ... 교육에서 추구하는 전인은 '인간적인 성숙'을 뜻한다. 지덕체를 조화롭게 갖춘 사람, 뭐든 잘하는 게 아닌 어떤 분야든 편견 없이 바라보고,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열린 감성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다. 전인교육의 가치가 이 책에서 말하는 '감성적 창의성'과 통하는 이유다. 안타깝게도 전인교육은 사회가 점점 경쟁 체제로 바뀌면서 사실상 이름뿐인 허울로만 남았다. ... 미래 생존능력인 자생력을 극대화하려면 틀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 틀은 전인교육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전인교육이야말로 균형적으로 인간의 능력을 발달시켜 잠재 능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25-26쪽)


- 미국 심리학자 해리 할로 박사는 교육심리학에서 '일반적'이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나쁜 공부 습관이 일반적으로 다른 교과에도 부정적 효과를 미치는 것처럼, 좋은 공부 습관 역시 다른 교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좋은 습관을 익히면 그것이 다른 분야에도 전이되어 더불어 상승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은 사람이 다양한 능력을 잠재적으로 갖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 다중지능은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고, 이 중 한두 가지가 두각을 보일 뿐이다. 어떤 지능지수가 유난히 높을 때 다른 것이 가려지거나 개발되지 않아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니 이들 중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는 지능이 있다고 해서 그것만 강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한 가지 특성만을 강화하는 것은 효율 면에서도 다른 지능을 골고루 개발시키는 데 역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령 한 가지 특성으로 강화시킨다 해도 자연스럽게 다른 특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게 전이의 특징이다. 따라서 나머지 지능도 균형 있게 섭렵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전이 현상을 일으키고, 더 나은 능력의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 (31-32쪽)


- 자생력의 3요소, '통찰력 있는 창의성'은 '감성'과 '동기', '통찰력 있는 융합'은 '융합'과 '수정', '통찰력 있는 리더십'은 '유연성'과'행복한 잡종으로 이끄는 내면력', 이 6가지 구성 요소로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자생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래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가치에 초점을 맞춰 극대화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제대로 발현하지 못했을 뿐, 시대 흐름과 호흡하며 이제야 이끌어내는 사람다움의 역량이다. 기계의 은혜를 자양분 삼아 인간이 더욱 인간다워지는 능력이다. (73쪽)


- 자생력은 정해진 규칙이나 정답에서 탈피해 사고력을 기르게 하는 힘이다. 정답 주의가 아닌 수정주의를 지향하여 언제든 바뀔 수 있고 변화 가능성을 안고 있기에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 레고 블록을 갖고 요리조리 구조를 바꾸면서 생각지 못한 건물을 만들기도 하고 새로운 구조를 창출해내기도 한다. 이렇게 창출된 능력은 그 사람의 희소가치가 되고 희소성은 나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115쪽)


- 오랜 시간 자생력을 갖춘 사람들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겉으로 봐서는 판단이 쉽지 않지만 눈에 띄는 성격적 특징이 있었다. 첫 번째 특징은 감성적 창의성을 갖추고 있는 이들 대부분은 호기심이 왕성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누구는 호기심을 품지만 누구는 그대로 수용한다. 후자의 경우 더 이상 사고가 나아가지 않기 때문에 생각도 발전할 수 없다. 반면 호기심이 발동하면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호기심이 창의성의 원료가 되면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런 사고 체계에서 창의성이 발휘된다. 두 번째 특징은 동기가 분명하고 열정적인 끈기가 있다는 점이다. ... 동기가 결여되면 무기력해진다. 목적 없이 떠다니는 배는 어디로 닿을지 모른다. 그런 아이들에게 상담을 거쳐 동기를 일깨워주면 놀랍게도 다른 사람이 된다. 스스로 나아갈 힘을 얻은 아이들은 열정적 끈기를 갖고 뭔가를 시도하기 시작한다. ... 자생력을 갖춘 이들의 세 번째 특징은 자율성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구분이 사라진다. 초연결성이 화두인 만큼 정보와 지식, 경험과 차원이 연결되어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런 만큼 사람의 생각도 자유로워지고, 경험의 개방성과 사고의 유연성 등이 자유롭게 구동되어 야 한다. ... 자신감 덕분에 자생력을 갖춘 사람들에게는 현재를 행복하게 살아낼 수 있는 힘이 있다. (124-126쪽)


- 자생력 학습은 학습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시작해 삶의 여러 장면에서 균형감 있게 전이되어 모든 영역에서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자생성은 단기간에 길러지지 않는다. 신체를 통제하는 능력은 유년기에 획득되지만 삶의 전반에 대한 자생적인 태도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은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 자생적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을 이야기함에 있어 우리가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물어봐야 하는 하나의 질문은 '행복하고 자신 있는가?'가 되어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른들의 관점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도록 어떤 학습 환경을 마련해줄까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자생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은 교육기반을 확충, 재정비하며 자생적 인재 양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시급히 형성해야 한다. 특히, 주입식 교육을 탈피한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의 신장과 자생적 인재 양성 방안 및 개인 맞춤형 교육환경 마련 등이 필요하다. 한국의 교육계가 지닌 타인 지향적이고 단순 암기식의 교육 환경을 탈피해야 한다. (146-157쪽)


- 학습자가 학업이나 기타 활동에 동기가 결여되어 있다면 자생력을 형성하는 데 굉장히 불리하다. 인간의 행동 특성이 형성됨에 있어 동기가 분명할수록 역동적인 힘을 받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학습을 지속하기 위해 다양한 '동기 주도 전략'을 훈련시킨다. 동기가 확실할수록 아이의 학습 지향성이 높아지고 스스로 학습 동기를 확립하고 유지할 수 있는 학습자가 될 수 있다. 이것이 곧 자생력의 기본인 통찰, 생각하는 자세로 이어진다. (159-160쪽)


-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머리가 좋기도 하고, 노트 필기를 잘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주의집중력이 상당히 좋다. 다행인 점은 주의집중력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특성이 아니라 반복 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189쪽)


- 자녀에게 동기의 불꽃을 일으키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주고 작은 불이 큰 불로 활활 오래 타오를 수 있도록 동기를 심화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꿈과 진로는 동기를 오래도록 타오르게 하는 땔감과 같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창의적인 사고, 달리 말하면 자기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창출하는 인재가 더 각광받는 시대다. 그런 시대에 자생력의 동기 심화는 타인과는 다른 나 자신만의 영역을 분명히 만들어 어느 상황에서도 우유부단하거나 흔들림 없이 똑바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걷게 할 것이다. (213쪽)


- EQ가 지닌 긍정적 요소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바다.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EQ가 발달할수록 학업성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4세 아이들 중 충동 통제력이 높다고 분류된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해보니,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충동 통제력이 높은 아이들은 사회 적응을 잘하고 성적도 우수했다고 한다. 정서를 적절히 전환시키면 자생력의 강력한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다. (263-264쪽)


- 자생력의 세계는 생태계 구조와 같다. 하나의 연결고리는 다음의 고리와 이어져 연쇄작용을 일으킨다. 단순히 '감정 표현이 서툴러서',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해서'라는 일차적인 성격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다. 감정의 서투름이 아이의 창의성, 사회성, 자존의식에 영향을 미쳐 자생력의 유무로 이어진다는 점을 잊지 말자. (276쪽)


- 사회성 지수가 높은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관계 기술이 뛰어나 갈등 상황에 잘 대처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협력의 역량을 키우고 나아가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이끈다. (290쪽)


https://www.podty.me/cast/206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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