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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r 21. 2021

나를 소중하게

나는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앨릭스 파머)

  한 주를 돌아보니 무척 바쁘게 지냈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고, 친구를 만났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여 온라인 만남이 좋다고 해도 실제로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좋은 건 없는 것 같다. 다음 주에는 방역 수칙을 지키며 4인 이내의 작은 연주 모임도 가질 예정이다. 그래서 바이올린 연습도 짬짬이 하고 있다. 이 책은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펼쳐 읽었다. 책 읽을 시간은 줄었지만 나의 행복 지수가 올라간 한 주였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수많은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몇 년 전 행복 전도사의 안타까운 결말에 대해 들은 기억이 난다.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이 늘 행복해야 하는 것처럼 불행한 일은 없다. 인기인들 중 우울증을 앓는 이가 많은 걸 보면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늘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행복의 정도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좌절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의외로 기대치 않았을 때 행복이 물밀 듯 밀려오는 경험을 한 적이 많다. 나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닥쳐올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 일을 대하는 나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자신만을 위한 일보다 남을 위해 일을 했을 때 만족감이 더 크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봉사하는 이들의 표정이 어둡지 않고 행복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우리도 남에게 작은 선행을 베풀었을 때 오히려 마음이 따스해지는 경험을 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분위기도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교사로서 마음에 새겨야 할 내용이다. 노작활동도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 뜨개질을 하거나 십자수를 놓거나 하는 이들을 보면 사실 힘들어 보이는데도 자신이 느끼는 행복감은 크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취미생활을 할 리가 없다. 돈을 주고 억지로 시킨 일이 아닐 때 더 큰 만족을 얻는다. 


  돈을 쓸 때도 유형의 물건을 사는 것보다 특별한 서비스나 여행 등의 무형의 어떠한 일에 돈을 지불할 때의 만족도가 더 오래간다고 한다. 내가 산 물건은 잠깐은 좋을 수 있으나 나의 공간을 채우며 언젠가는 버려야 할 짐이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이 경험한 좋은 기억은 오래오래 추억으로 남습니다. 


  웃음이 행복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쉽게 웃지 못할 때가 있다. 배우자가, 혹은 가족이 나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스스로 재미있는 일이나 유머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나는 좀 쉽게 웃는 편인데 나에게 유머감각이 없다면 차라리 웃기라도 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웃겨서 웃기도 하지만 웃어서 더 웃기는 경우도 있으니까. 


  따스한 햇살과 아름답고 경쾌한 음악도 행복 지수를 높인다. 어두운 음악보다는 밝은 음악을 들을 때 행복해지는 원리일 것이다. 햇살이 좋다고 밤에까지 블루라이트를 쬐면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수면제를 먹는 건 장기적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보다 나쁘다고 하니 약에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 전자기기가 난무한 세상이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책은 말하고 있다. 텔레비전보다는 라디오를, 전자책보다는 책이나 신문을 읽는 것이 좋으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은 때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커피나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음료를 즐기는 것도 행복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실제로 하루에 네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사망 확률이 더 낮다고 한다. 그렇다고 커피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지나친 중독은 무엇이든 해로우니까. 커피를 마시지 않는 잠깐의 기다림이 커피의 행복감을 더 키운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져 가는지도 모른다. 샤워를 하고 난 다음 느끼는 뽀송뽀송함, 맛있는 것을 먹을 때의 눈과 코와 입의 즐거움 그리고 포만감, 커피 한 잔의 여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즐기는 것, 노곤한 밤에 잠자리에 드는 것 이 모두가 작은 행복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작은 불편함이나 미래를 위한 노력, 누군가와의 경쟁, 큰 시험이나 연주회와 같은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이 모두 나쁘지는 않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생존을 위해 살아왔으며, 그럴 때 인간 한계의 최대치에 도달할 수 있고, 자신의 잠재력이 나오기도 한다. 지나치게 자극이 없이 행복하기만 선생님의 학생들의 수명이 더 짧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너무 자상하기만 해서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규칙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선의의 경쟁을 독려하며, 간혹 어려운 문제로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자. 살아가는 동안 당면할 수많은 어려움을 도전 과제로 여기고 헤쳐 나가며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작은 행복들을 만끽하며 감사해야겠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podty.me/cast/206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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