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막내가 차로 등교를 해 월, 화, 수요일은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집에서 학교까지 바로 연결되어 편리하지만 집이 회차로 근처라 버스가 언제 올지 종잡을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어느 때는 오늘처럼 생각지 못하게 바로 오기도 하고 어느 때는 회차로 도착한 차를 한참 기다리기도 한다. 아침에 여유 있길래 바이올린을 잠깐 잡았다가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고 아파트 사이를 빙빙 돌아 나올 걸 생각해서 몇 정거장 앞에 가서 기다리려고 뛰다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포기했다. 다음 버스는 15분을 더 기다려야 해서 이 글을 쓴다.
어제는 오케스트라 연습 가느라 퇴근하자마자 오는 버스를 기분 좋게 타고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조금만 가면 역인데 아이들 반티를 검색하느라 역을 두어 정거장 지나서 내렸다. 다른 버스 편이 없어 역까지 바이올린을 메고 15분을 걸었다.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했다. 한참 일찍 가겠다 싶었는데 연습 시간이 다 되어 도착했다.
2학기는 힘들게 온 김에 너무 일찍 끝내지 말고 9시까지 하자 했던 터라 정규 연습이 끝난 후 파트별 연습을 하고 다시 마지막 합주를 몇 곡 한 후 마친다. 합주할 때 박자를 두드려주시던 회장님이 아프셔서 이 주째 내가 하고 있다. 참으로 쑥스럽고도 흥분되는 경험이다. 회의까지 있어 잠깐 참석했다가 버스 타고 집에 오니 10시가 넘어 있었다. (버스에서 졸다가 또 제때 못 내릴 뻔했다.)
요즘은 벌여놓은 일들이 많아 너무 바쁘고 학교도 많아진 행사들로 몹시 분주하다. 스터디 카페에 못 간 지 한참 되었다. 15분 단위로 쪼개어 생활하던 나는 시간이 쏜 살처럼 빠르다는 걸 실감하며 시간의 물결에 나를 맡기고 이리저리 떠 다닌다. 다이어리에 계획을 세우던 때가 그립지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얻는 기쁨과 경험도 무시할 수 없으므로 당분간은 계속 바쁠 것 같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걸 기억하고 너무 욕심부리지 않도록 해야겠다.
차를 놓치니 글 쓸 거리가 생겼구나. 많은 글쟁이들의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글 쓸 거리 생겨 행복해한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