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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Oct 29. 2022

바쁜 일상과 연주회

제2회 에듀 오케스트라 연주회 초대

  요즘 나의 일상, 연예인 방불케 하는 바쁜 일정이다. 버스로 출근하면서부터 7시 즈음에 있는 버스를 타려고 6시 조금 넘어 일어난다. 빠르게 챙기고 대충 밥까지 먹고 나간다. 원하는 버스를 탈 때도 있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치면 다시 집에 들어가 잠깐 있다가 다시 나간다. 어쨌든 출근 시간이 오히려 빨라졌다. 출근해서는 성경을 읽고 수업 준비를 하고 그날 할 일들을 적고 시작한다. 아이들이 오면 이야기를 나누다가 8시 40분이 되면 다 같이 책을 읽는다. 


  전담 수업 시간이 있긴 하지만 강사님 수업은 함께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있는 동안에는 다른 업무 보기가 쉽지 않다. 점심시간에도 항상 주변에 아이들이 있고 이야기를 하거나 오전에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있는 아이들을 돕기도 한다. 요즘은 천인 음악회나 혁신포럼 같은 교육청 출장이 잦아 수업 직후 출장 가는 일도 많아 일이 밀린다. 중입 원서 관련 업무나 현장학습 정산, 그리고 학년 예산 사용 등의 일이 있다. 아이들과 졸업식 공연 준비도 시작했다. 의욕 넘치는 아이들 덕분에 순서 채우기가 어렵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우리 반은 다 같이 태권도 기본 동작과 태극 1장을 하고, 댄스 동아리 아이들이 춤을 출 예정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요즘 야심 차게 준비하는 것이 연극이다. 다 같이 참여하는 연극이 될 것 같은데 우리 반 해리포터 덕후 친구 덕에 아마도 해리포터가 주제가 될 것 같다.


  작년과 올해는 보충수업을 주당 2시간 하고 있어서 더 시간이 없긴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너무 좋은 시간이다. 신청을 받아 작년에는 네 명을, 올해는 세 명을 가르치고 있는데 수학을 따로 배우지 않던 아이들은 함께 문제집을 풀며 실력이 쑥쑥 늘고, 나와의 우정도 더 쌓을 수 있었다. 잦은 출장과 매주 있는 학년 회의를 제외하고는 오후에 교실에서 일을 하는데 화장실 한 번 못 들르는 적도 있을 정도로 바쁘게 일을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 시간이다. 버스를 타는 날은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7분 전에 내려간다. 


  저녁에는 월, 수, 금은 태권도, 화요일은 오케스트라 연습, 목요일은 월 1회 인문학 모임이 있다. 저녁 시간 집에서 느긋하게 보낸 적이 있었나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가족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짬짬이 요리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태권도 다녀와서는 과일을 먹기도 한다. 오케스트라 공연이 끝나면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책도 많이 읽어야겠다. 오케스트라 시작할 때만 해도 연습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는데 2학기 서너 번은 금요일까지 연습을 하느라 태권도 시간을 목요일로 잠시 변경하기도 했다. 다음 주가 벌써 공연 날이다. 요즘 들어 손등이 아파 근 1주일을 집에서 연습을 잘 못했는데 이제 좀 집중적으로 연습해야겠다.


  원래 손목 윗부분이 가끔 아프다. 핸드폰을 들 때 새끼손가락으로 들거나 바이올린 하이 포지션을 많이 연습하면 그럴 때가 있다. 보통은 바르는 파스 몇 번 바르면 2-3일 내에 낫는데 이번에는 아무리 계속 발라도 아팠다. 퇴근 후에 계속 바로 일이 있어 병원을 못 가다가 금요일 연습 전에 아무래도 빨리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학교 근처 처음 가는 병원에 들렀다. 새로 생겼는데 안에 들어가 보니 너무 큰 병원이라 놀랐다. 사람이 많이 없어 기다리지 않아 좋았고, 물리치료만으로도 벌써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연습 가는 길에 약을 먹었더니 오케스트라 연습 동안은 참을만했다. 원래 8시 전체 연습 후 9시까지 남아 파트 연습을 하곤 했는데 손목 핑계 대고 먼저 나왔다. 곡들이 어렵진 않는데 군데군데 빠르거나 음정이 잘 틀리는 부분이 있어 개인 연습이 꼭 필요하다. 


  이제 다음 주 화요일이 마지막 연습이고, 금요일이 공연 날이다. 지난 학기 첫 공연은 어떨지 몰라 가족만 초대했는데 이번에는 카톡 프로필 사진을 공연 포스터로 바꾸었다. 어느 학교에서는 아이들 체험학습으로 버스를 두 대나 빌려서 보러 온다고 하였다. 우리가 연습하는 중학교 관악부 아이들도 많이 올 예정이라고 한다. 부담되기도 하지만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객원이 아무도 없는 순수 선생님들과 교육가족만의 오케스트라 공연. 부족한 점도 많겠지만 의미 있는 공연일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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