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작년 졸업한 한 제자가 오늘 와도 되느냐고 메시지가 왔다. 1학기에는 몇 번 다녀갔는데 2학기 들어서는 처음이었다. 아이들도 중학교 적응하느라 바빴을 것이다.
퇴근시간 조금 전에 세 명이 왔고, 조금 후에 한 명이 더 왔다. 책을 세 권이나 사 왔는데 그 안에 편지까지 씌어 있었다. 함께 사고 오지 못한 아이들의 편지도 있었다. 선생님이 책을 좋아해서 책을 사 왔다는 말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추억이 참 많았던 작년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작년 아이들 졸업시킨 지가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올해 아이들 졸업식이 다가오고 있다.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졸업생들은 키가 커졌고, 날씬해졌다. 중학 생활이 녹록지 않은 모양이다. 집에서 거리가 좀 있는 학교로 배정받은 바람에 버스로 다니느라 고생이 많다. 점심이 맛있다는 말을 일관되게 하는 걸 보니 그 학교 급식이 궁금하기도 하다.
아이들과 한참 이야기를 했다. 얼마 전에 본 것처럼 너무 친근했다. 참 순하고 착했던 작년 아이들. 의샤 의샤 뭐든 열심히 했던 아이들. 서로 엄청 위해주고, 예쁜 말만 쓰던 아이들. 줌으로 온라인 수업했던 것도 참 좋았던 것 같다. 아이들과 카톡으로 참 이야기를 많이 나누곤 했었는데. 현장학습도 못 가고 피구 리그전도 코로나로 못했지만 참 신났던 한 해였다.
아이들이 가고 너무 고마운 마음에 카톡으로 학원 오가는 길에 목이라도 축이라고 바나나랑 초콜릿 우유 쿠폰을 보냈다.
요즘 우리 반 아이들과도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졸업 시즌에 상영할 영화도 촬영 중이고, 미술시간마다 양말인형이나 캐릭터 슈링클스 열쇠고리 만들기도 한다. 곧 부모님께 드릴 쁘띠 목도리도 뜰 예정이다. 요즘 반 남자아이들은 공기놀이에 빠졌다. 소근육 발달을 위한 노작활동과 공기놀이를 적극 권장 중이다.
오늘은 표현활동을 했는데 수행평가이기도 하지만 연극 교육과 합쳐 아이들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활동인 것 같다. 주제를 정하고 음악을 선택해서 모둠별로 스토리를 신체 표현으로 나타내는 것이 평가이다. 처음에는 그런 걸 어떻게 하느냐는 표정으로 앉아있더니 영상들을 몇 개 보고 나서는 무언가 창의력이 꿈틀꿈틀했던 모양이다.
모둠별로 한 명이 감독, 나머지 친구들은 조각상 혹은 연기자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하라고 했다. 어떤 모둠은 바닷속 물고기나 해초를 표현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던 것은 포장지 롤을 손에 들고 의자에 앉아 얼마 전에 다녀온 놀이공원 롤러코스터 타는 장면이었다. 어떤 모둠은 물 묻은 대걸레로 물을 뿌려 가며 후룸라이드를 표현했다.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
금요일에는 아이들과 우리끼리 작은 발표회를 하는데 이번에 컵타를 배우는 중이어서인지 컵타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그것도 기대되고, 다음 표현활동 시간도 기대가 된다. 바쁘지만 뭐든 열심히 하는 아이들과 재미난 하루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