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준비로 바쁜 시기이다. 내년에 다른 학교로 가는 내신을 내 두어 내년 일이 모두 미정인 채로 4년 동안 사용한 교실을 정리 중이다. 책이 많아 그전 학교에서 15박스를 실어 와 4년을 살았으니 얼마나 짐이 많을지 상상이 될 것이다. 우리 집 아이들이 어릴 때 보던 책부터 영어전담교사 하며 사들인 책이 어마어마했다. 이번에 오래된 책들은 모두 버리고 작은 책장 하나만 남겼다. 앞으로 정리할 게 산더미라 정리에 관한 책을 빌려 왔다. 많이 정리하고, 짐을 줄일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집은 물론이거니와 교실도 최소한의 것으로 지내야겠다.
올해 아이들도 너무 착하고 예쁘고 열정적이어서 한 해 너무 행복하게 지냈다. 코로나 이후 꿈꾸는 나무 1, 2, 3기 아이들은 하나같이 훌륭하다. 물론 그전에도 좋은 인연이 많았지만 어려움을 함께 겪은 덕분인지 최근 아이들은 무언지 모르게 좀 남다른 데가 있다.
이번 아이들은 무엇이든 알아서 척척 하는 면이 있다.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도 많지만 책임감 있게 서로 협력하며 스스로 마무리하는 게 신통방통하다. 올해 졸업 공연은 너무나 수월하게 준비했다. 일단 2학기 체육시간에 연마한 태권도(지르기, 발차기, 태극1장)를 모두 다 같이 하고 피아노 4핸즈(6학년인데도 얼마나 귀여운지) 한 팀, 댄스(정말 최고다) 한 팀, 그리고 해리포터 영화다. 반에 해리포터 덕후가 있어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대본을 썼고, 엄마처럼 잘 챙기는 친구가 감독을 하며 해리포터 교복을 다른 반 아이들에게 빌려 한 달 내내 짬짬이 찍었다. 아침에 일찍 온 날도 많았고, 지금까지도 편집하느라 고생이 많다. 졸업식에 틀 짧은 영상은 아이들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녹음하고 거기에 맞춰 그동안 찍은 사진으로 한 남학생이 자원해서 박자 편집을 했다. 능력도, 의욕도 뛰어난 아이들 덕분에 올해도 의샤 의샤 재미나게 지냈다.
이제 졸업이 며칠밖에 안 남았다. 작년 아이들 졸업시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흘렀다. 세월이 너무 빠른 것 같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롤링페이퍼를 했다. 전체 아이들 한 명 한 명 다 짧은 메시지를 써서 돌돌 말아 졸업식날 준다. 나도 한 칸 마련해 써주고, 아이들의 메시지도 받았다. 아이들의 감사 메모에 눈물이 날 뻔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도 있었던 올해는 그래서 더 복된 것 같다. 봉사를 즐기는 아이들이 남을 돕는 기쁨을 누린 기회였다. 너무나 소중한 반 아이들 모두 졸업식 무사히 잘 마치고 멋진 중학생들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