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이번 달 인문한 모임 도서인 이 책을 오래전부터 읽어야지 하다 이제야 읽었다. 예전에 사 두었는데 다시 팔았는지 안 보여 도서관에서 빌려 왔다. 이 책을 통해 라다크라는 곳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인도에 속해 있지만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역이고, 국경이 확실치 않아 중국과도 분쟁이 있었다고 한다. 목축업과 농사를 짓는 이들은 아주 오랫동안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책의 1부에서 자세히 다루어진다.
10년이 넘도록 라다크에서 지내며 언어를 비롯하여 그들의 문화와 행동양식을 배운 저자는 이 책에 자세히 기록했다. 다 같이 일하고, 서로 물건과 품을 주고받는 라다크인의 삶이 우리네 과거 조상님들의 그것과 닮아 있다. 야크를 키워 젖을 얻고, 함께 농사를 짓고, 아이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그들의 얼굴에는 늘 웃음이 가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이들의 평화가 깨지기 시작했다.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부터인데 그들은 자신의 가난을 깨달으며 불행해진다. 돈 없이도 잘 살았던 과거에 비해 모든 것이 물질적 가치로만 계산되는 현대인의 양식이 라다크의 마을들까지 퍼진 것이다. 관광지로 개방된 이후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들이 라다크를 찾고 있다. 저자는 과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요즘 풍경에 걱정이 태산이다. 자신들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던 라다크인은 젊은이로부터 서서히 자신들의 가난을 걱정하게 된다. 2장에서 그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온다.
도심으로 나가 돈을 벌어 집으로 보내는 사람들도 생기고,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서로 도우며 살아가던 과거의 모습이 점점 사라져 가고 개인주의적인 모습들이 보인다. 능동적으로 마을 일에 대처하던 이들은 이제 수동적이고 모든 것을 나라에서 해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되었다.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온 그들만의 지혜가 더 이상 쓸모없는 것이 되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우리나라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겪었던 일들이 그대로 진행되는 것 같아 보였다.
3장에서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내일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1장에서 이상 사회를 다루고, 2장에서 깨어져 가는 문화와 사회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라다크로부터 얻을 수 있는 미래를 위한 교훈을 적었다. 결국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 부유하지만 풍요롭지 않은 인생을 살게 된다는 교훈 말이다. 가족과 이웃이 연대하며 모든 일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소비지향적이고 획일적인 문화가 망쳐 놓은 사회 분열과 생태계 붕괴를 넘어 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아직 남아있는 농경사회가 자립하도록 도와야 한다. 가정 혹은 직장으로 내몰리는 여성들의 무거운 어깨로부터 가족 공동체 공동의 책임과 유대로 옮겨와야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울까?
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갈 테니 당신들은 살아온 그대로 유지하시오, 하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기적인 사고라고 생각한다. 나부터 불편을 감수하고도 새로운 생활양식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1인가 구가 늘고, 점점 더 삭막해져 가는 도시인들에게 이 책이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화학 비료와 농약들로 인해 병들어 가는 땅을 살리기 위해 유기농법을 적극 권장하기 위해서는 싸다고 무조건 좋아하고 소비하는 생활 태도를 먼저 바꾸어야 한다. 개발을 장려하던 풍조를 버리고, 늦게 가더라도 다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연친화적 미래가 밝은 희망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Qw5Ayu9Jy7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