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먹고 살려고 책방 하는데요 (강수희)
제주는 많은 육지인들의 로망인 곳이다. 외국여행이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에 오히려 관광객이 많이 찾았다는 제주의 한쪽에 북스테이 하는 책방이 있다. 우후죽순으로 제주에는 책방이 많이 생겼고, 다들 저마다의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중 한 가지를 들춰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제주와 책방이라는 것에 꽂혀서 책을 빌려 왔다. 들고 다니며 읽기 좋은 크기의 책이었고, 그림이 너무 귀여웠다. 오랜 방송작가 생활 끝에 제주살이를 택한 저자는 처음에는 방송작가 일을 계속하다가 살던 집에서 의도치 않게 나가게 되면서 책방 딸린 집을 얻게 되었다. 방송만 하던 이가 자기만의 사업을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설레었을까? 책에 그런 마음이 잘 담겨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 작은 책방은 생각만큼 큰돈을 벌게 해주지는 않았다. 지금은 꽤 유명해져 많은 이들이 관광 삼아 들르기까지 하지만, 사진만 찍거나 화장실만 쓰고 가는 이들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았다. 책 구입하신 분들만 사진 촬영을 허용한다는 안내도 붙이고, 시간제 유료 예약을 받기도 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다.
혼자 내려왔던 그녀는 이제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자신은 물론 딸린 식구까지 생긴 그녀에게 책방은 생계 수단이었다. 책만으로는 안 되어 처음에는 공구로 시작한 식품들을 지금은 함께 팔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사업을 조금씩 키워나가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북스테이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밖에 있다는 화장실이 불편하지 않을까 싶어 망설이게 된다. 책방 창으로 바로 보이는 제주 바다가 나를 부르긴 한다. 괜히 집 가까이에 갈 수 있는 북스테이를 검색해 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고르고 고른 책들만 꽂힌 우리 집 거실이야말로 북스테이인 것 같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 편한 여행을 좋아하게 되었고, 비싼 호텔은 아니지만 조식이 딸린 숙소를 항상 예약하게 된다. 그래서 이곳에 머물 수 있을까 걱정스럽긴 한데 눈에 어른거린 끝에 가게 될까 걱정 반 설렘 반이다. 방송작가 출신 다운 걸쭉한 입담이 그대로 들어 있어 웃음을 주는 이 책의 저자가 어떤 분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겨울이 오니 제주가 나를 부른다. 작은 책방과 사려니가 나를 오라 손짓한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khRGSqmREb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