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유 시간이 생겨 남편과 영화를 보기로 했다.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남편과 대외비라는 영화를 보았다. 늦을까 걱정되어 부랴부랴 뛰었더니 딱 시작할 때 들어갈 수 있었다.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채 가서 부산이 배경이라는 걸 영화 시작하고 알았다. 경상도 출신이라 사투리는 언제 들어도 정겹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속속 등장하여 반갑기도 했다.
조진웅 님(극 중 전해웅)이 나와 유쾌한 영화인가 했었다. 공천에서 탈락된 후 무소속으로 나선 그가 보기 좋게 복수할 줄 알았는데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하나씩 하기 시작하면서 그를 응원하고픈 마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전해웅의 선거를 돕는 조폭 김필도 역을 맡은 김무열 님의 스포츠머리가 잘 어울렸고 살벌한 연기가 대단했다.
선거에서 있을 수 있는 나쁜 일들은 영화 속에 다 들어있는 것 같았다. 금권선거, 부정선거, 조폭과의 결탁, 살인도 서슴지 않는 잔인함. 위험한 거래들... 영화의 배경이 과거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금도 이런 일들이 있을까?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위해 온갖 작업들을 거리낌 없이 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아는 선생님의 아버지께서 부산에서 선거에 여러 번 나가셨다가 모두 떨어졌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기억이 난다.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아버지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선거일진대 불법이 판치는 곳에서 정정당당한 경쟁이 있을 수 있을까? 이제는 그런 일들이 없을 것이라고 믿어 본다.
대단한 배우들이 나오는데 평점이 그리 높진 않았다. 남편과 나는 재미있게 보았다. 유쾌한 영화는 결코 아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