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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r 25. 2023

모브 아트컴퍼니 챔버 뮤직 콜렉션 1 관람

  지난주 인뮤직 대표님이 음악회에 함께 가자는 말씀을 해주셨다. 예아리 박물관에서 악장님으로 함께 연주한 적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전진주 님이 나온다고 했다. 옆에서 바로 보았던 터라 얼마나 실력이 뛰어나신지 알고 있어 가고 싶다고 했는데 몇 년 전 인상 깊게 보았던 안세훈 바이올리니스트도 함께한다니 더 기대가 되었다. 비발디와 피아졸라의 사계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봄으로 번갈아 연주하는, 대조적이면서도 절묘하게 조화로운 기획 의도가 돋보이는 연주였다.


일찌감치 가족 식사를 챙겨놓고 이것저것으로 배를 채운 후 출발했다. 갈아타긴 하지만 오래 걸리지 않아 50분 전에 도착해 카페에서 기다렸다. 3층에서 바라본 광화문의 바뀐 풍경이 멋졌다. 20분쯤 남기고 연주회장으로 들어가 회장님 부부를 만났다. “멀리 살지만 이렇게 만나네요.” 사실 연주회의 설렘 중 하나는 대표님을 만나는 것이었다.


그동안 못 나눈 이야기들과 연주회에 대한 기대로 수다를 이어 가던 중 연주회가 시작되었다.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신 진주님과 못 본 사이 더 귀여워지신 안세훈 님이 한 무대에 등장했다. 진주님이 무대 뒤쪽 의자에 앉으시자 비발디의 여름이 시작되었다. 과거와 현대, 남성과 여성, 정형과 비정형의 대비 속에 우리는 황홀한 시간을 보냈다. 가을이 끝나고 인터미션 때 나가지 않고 1부의 여운을 즐겼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겨울(두 곡 다 겨울이 제일 좋다)에 이어 봄까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진주님은 바이올린과 한 몸인 것처럼 악기와 놀이하듯 자유자재로 연주하셨는데 그 모습이 정말 파워풀하고도 매력적이었다. 듀엣으로 연주하신 앙코르도 한 사람이 연주하는 것처럼 잘 맞았다.


연주가 모두 끝나고 밖에서 진주님을 만나 인사를 드렸다. 버스로 가느라 꽃을 가져가지 못해 죄송했다. 환상적인 시간에 초대해 주신 진주님과 회장님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다. 버스 타러 가는 길에 다음날 있을 태권도 행사 부스가 줄 서 있는 걸 보았다. 친구 만나느라 못 가지만 성대한 행사가 되기를 기원했다. 버스가 바로 연결되지 않아 많이 기다렸는데도 연주회의 감동 덕분인지 힘들지가 않았다. 집에 도착해서도 진주님과 악장 자리에 계셨던 바이올리니스트 민유경 님의 연주들을 유튜브로 계속 찾아보았다. 좋은 연주를 보고 훌륭한 연주자들을 알아가는 건 삶의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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