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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Apr 03. 2023

MOV 오페라 콘체르탄테 '라 트라비아타' 관람

아침에 교회 챔버에 전공자인 악장님과 동생이 안 오셔서 나와 초보 집사님 둘이 바이올린을 했다. 둘 중 한 분이라도 오시면 든든한데 고음도 많고 박력 있게 연주해야 하는 곡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연주를 마치고 바로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라 트라비아타 공연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MOV 아트컴퍼니 홍보 담당자님으로부터 초대를 받아 친구와 보기로 하고 엄청 기다렸다. 예배가 끝나고 바로 김밥을 한 줄 사 먹으면서 갔다. 조금 막혔지만 만나기로 한 3시 전에 도착해 카페에서 함께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먹고 예술의 전당 뒤쪽 산책로에 핀 벚꽃 구경을 했다. 흩날리는 벚꽃비를 오랜만에 보았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공연 시간이 다가와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놀랐다. 코로나 이후 처음 보는 대형 공연인 것 같다. 표를 받아 2층으로 갔다. 용인에서 올라온 인뮤직 대표님 부부와 지인 부부가 나란히 앉아 함께 보았다. 공연 관람 덕분에 자주 뵙는다. 낯익은 분이 악장님으로 앉으신다 했더니 지난번 연주 때 뵈었던 전진주 님이셔서 너무 반가웠다. 역시 그런 소리는 아무나 못 낸다. 악장님의 솔로 연주가 돋보였다.


 라트라비아타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백꽃 아가씨가 모티프인 오페라이다. 프랑스 파리 사교계의 여인 비올레타와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사랑과 오해, 그리고 이별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번 공연은 정통 오페라가 아닌 오페라 콘체르탄테(연주회 형식의 오페라)로 악단이 무대 위로 올라오고 성악가가 무대 앞쪽에서 연기와 노래를 한다. 긴 오페라 전체를 관람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짧은 시간에 음악에 푹 빠질 수 있는 이런 형식의 공연도 좋은 것 같다. 비올레타 김순영 소프라노의 연기와 감미로우면서도 파워 넘치는 목소리에 반했고,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바리톤 양준모 님도 인상적이었다. 


2시간 20분이나 지난 걸 나와서 알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보았다. 마지막 무대 인사 때 아침에 못 온 악장님과 동생이 세컨드파트 맨 뒤에 있어 깜짝 놀랐다. 리허설이 앞당겨져 못 왔다고 했다. 이렇게 멋진 공연을 함께한 것만으로도 멋지고 자랑스러웠다. 나중에 메시지를 했더니 악장님이 불러서 왔다고 했다. 세상 참 좁다. 


MOV 아트 컴퍼니는 연주자이자 기획자인 30명의 정직원을 가진 정말 멋진 회사이다. 인뮤직 회장님이 너무나 부러워하는 단체이다. 받은 책자를 보니 살롱에서 공연을 자주 하고 있었다. 시간을 내어 코앞에서 연주하는 분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공연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9월에 롯데시네마에서 있을 오셀로도 봤으면 좋겠다. 클래식 인구가 늘기를... 우리나라의 연주단체들 파이팅!


* 위 내용은 MOV 아트컴퍼니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초대권으로 관람한 후 솔직한 마음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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