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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May 03. 2023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 1악장

4월이 되어 교사 오케스트라가 시작되었다. 작년 말 악보를 읽었던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과 한 초등학교와의 합동 공연을 위한 캐리비안의 해적과 하차투리안 왈츠를 연습하고 있다. 이 곡들은 다른 오케스트라에서 해본 적이 있어 익숙했다. 새로운 곡으로 고른 게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악보를 보고 놀랐다. 협주곡이니 솔로가 있을 거라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전혀 생각지 못했다가 바이올린 솔로 악보가 따로 있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전에 했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은 곡 중 서로 돌아가며 솔로를 했어서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었다.     


초창기 인원이 없을 때 악장을 맡게 되어 솔로에 대한 부담이 갑자기 생겼지만 악보를 보니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영상을 보면서 활표시를 해 공유를 하고 연습을 시작했다. 다른 버전의 악보를 보니 셈여림을 비롯한 기호가 있어 그것도 넣었다. 중간에 매우 빠른 부분이 있어 연습에 어려움이 있었다. 악보 공유해 주신 후 바로 합주 때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런저런 이유로 받은 지 3주째인 어제 처음으로 맞춰 보았다. 1악장만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지난 연습 때 3악장까지 하자고 하셔서 2, 3악장도 활표시를 하고 3악장을 읽는데 또 엄청 빠른 부분이 있어 주말마다 맹연습을 했다.      


레슨을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곡이어서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여쭤볼까 하고 레슨 선생님을 구하기로 했다. 배우던 교수님들께 연락드리고 가면 되는데 거리가 있어 가까운 지역에서 방문 가능하신 분을 찾고자 ‘숨고’에 올렸더니 4분 정도 연락을 주셨다. 그중 평이 좋은 선생님과 연락을 해서 지난주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집에서 레슨을 받은 건 처음이었던 터라 편하고 너무 좋은 데다가 선생님이 정말 잘 설명해 주시고 보여주셔서 좋았다. 빠른 부분은 각활과 붓점 연습을 많이 하라고 하셔서 그 후 계속 붓점 연습을 했더니 많이 좋아졌다. 앞으로도 곡 새로 읽을 때 한 번씩 부탁드리기로 했다.      


어제 연습 중 1악장만 맞춰 보았다. 빠르게 하시면 어쩌나 했는데 아주 천천히 하시는 바람에 다행히 놓치는 곳 없이 할 수 있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3주 연습해서 독주 공연하는 느낌이랄까? 가끔 활을 든 팔에 힘이 들어가 예쁘지 않은 소리도 있었고, 빠른 부분 중 딱딱 안 맞는 곳도 있었지만 처음 치고는 걱정했던 것보다 나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1부에 미완성 교향곡과 이 곡만 하기로 했다가 초등학교 오케스트라와 한 곡을 서곡처럼 더 하기로 하는 바람에 2, 3악장은 다행히 빼기로 했다. 1악장만 더 열심히 연습해서 다음 연습 때는 더 예쁜 소리로 셈여림도 살리면서 연주해야겠다.      


앞으로 학교 선생님 성악가의 노래 두 곡과 앙코르 곡만 추가하면 레퍼토리가 얼추 완성된다. 얼떨결에 만들어질 때 합류한 오케스트라가 점점 견고하게 서가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다른 곳에서라면 할 수 없을 악장이나 사중주를 비롯한 여러 일을 하며 새로운 경험들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 음악을 사랑하고 연주하는 선생님들과 교류하는 것도 큰 기쁨이다. 계속되는 연습과 11월에 있을 정기연주회, 그리고 내부의 작은 모임들도 잘 진행되어 올해 농사도 풍년이길 기대한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 1악장 1악장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 1악장*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 1악장

https://www.youtube.com/watch?v=DnYtkVgGq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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