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만나는 교회 집사님 부부와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다. 남편이 다리를 다친 이후로 연휴에도 여행을 가지 못하고 있었다. 을왕리에 친구의 친구가 횟집을 하고 있는 그분들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을왕리를 가본 적이 있었을 것 같은데 왠지 낯설고 처음 가는 느낌이었다. 영종도나 구읍뱃터는 여러 번 갔지만 을왕리는 처음인지 모르겠다. 아이들과 갯벌 체험하기 좋은 곳이었다. 수영복을 입은 어른들도 많이 보였고 선텐을 즐기는 외국인도 간혹 보였다.
도착한 횟집에서 서비스를 많이 주셔서 배부르게 먹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하는 기분이 좋았다. 강릉같이 파도치는 예쁜 바다는 아니었지만 해변에서 평화롭게 노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꼈다. 음식 맛도 너무 좋았다. 한참을 이야기하며 매운탕까지 끓여 먹고 나와 해변을 잠깐 걷다가 전망 좋은 카페에 갔다. 겉에서 볼 때는 큰 저택 같아 보였는데 안에 들어가니 여러 개로 나뉜 넓은 실내와 바깥 공간까지 굉장히 넓은 곳이었다. 커피 가격이 조금 비쌌지만 자리 값이라 생각하고 그러려니 했다. 해변과 다르게 탁 트인 바다가 멋있었다. 함께 간 분들과 오붓한 대화를 나누어 더 즐거웠다.
오는 길에는 요트가 서 있는 곳도 구경했다. 낚시를 좋아하는 그분은 요트를 타보고 싶어 하셨다. 다음에는 함께 요트를 타자고 하셨다. 낚시나 요트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잡은 생선을 바로 손질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건 재미있었다.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놀다 집에 가는 차에서 무거운 눈꺼풀을 연신 쓸어 올리느라 고생했다. 두 번인 가는 졸다가 남편이 깨워 일어났다. 처음에는 고마웠는데 다음에는 그냥 자게 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리는데 어제 밭에서 수확한 열무로 담았다며 트렁크를 열고 김치와 상추까지 주셨다. 받기만 해서 너무 죄송하고, 좋은 곳에 데려다주셔서 감사했다. 연휴 마지막 날을 덕분에 즐겁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