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미술관> 치유의 도구 예술 - 알랭 드 보통

by Kelly

이번 달 인문학 모임 도서로 이 책을 선택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큰 책인 줄 몰랐다. 연초에 계획했던 책 목록을 보고 학교 도서관에 신청해 둔 터여서 얼마 전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오면서 깜짝 놀랐다. 다른 책의 두 배 크기인 데다가 내지가 매끄럽고 두터웠기 때문이다. 가격이 무려 33,000원이라 적혀 있었다. 고마운 학교 도서관이다.


책이 큰데도 학교와 집을 오가며 틈틈이 읽었다. 앞부분을 아침 독서시간에 읽어서인지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집에 와서 다시 읽었는데도 난해했다. 이유를 모르겠는데 본문 내용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옆에 있는 아름다운 예술작품들에 눈길이 자꾸 가서였을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몇 개의 그림은 또렷하게 기억나고, 넘기다 보면 그림은 익숙한데 이게 정확히 어떤 내용이었는지 가물가물했던 것이다.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알랭 드 보통이 다양한 책을 쓰기로 유명한 작가인 건 알고 있었지만 예술 서적을 낸 줄은 이 책 읽기 전에는 예상치 못했다.


책의 주제라 여겨지는 페이지를 찾았다. 65쪽 심리적 취약점과 예술을 연관시킬 때 예술이 도구로서의 가치를 지니며 우리에게 일곱 개의 보조 수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술은 나쁜 기억의 교정책, 희망의 조달자, 슬픔을 존엄화하는 원천, 균형추, 자기 이해로 이끄는 길잡이, 경험을 확장시키는 길잡이, 감각을 깨우는 도구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들은 그림이나 건축물, 혹은 조각상뿐 아니라 음악에도 적용됨을 알겠다. 예술은 영혼을 위로하는 특성을 지닌 것이다. 예술은 여러 가치를 지니지만 분명 사람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함께 바이올린을 하던 지인은 팔 부상으로 악기를 못하게 되면서 미술관 관람에 맛을 들였다고 한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마음을 위로하고 새로운 힘을 준다.


책에 소개된 여러 예술작품 중 71쪽, 오래전 실제로 보았던 이탈리아의 리알토다리 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비토레 카르파초의 귀신 들린 남자의 치유-1496년경) 5세기 초 베네치아의 리알토 다리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 수 있다. 지금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림을 그린 후 30년이 지나 무너지고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과거 다리의 모습을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림은 이런 당시를 기록하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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