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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Jul 29. 2023

에듀오케스트라 첫 뮤직캠프

방학 중 오케스트라 캠프가 계획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다. 학기말 바쁘다는 핑계로 바이올린 연습을 게을리하고 있다가 갑자기 이틀 전으로 닥친 날 폭풍 연습을 잠깐 하고 캠프로 향했다.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는 선생님께서 학교를 빌려주셔서 음악실과 교실 몇 군데에 나뉘어 파트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올해는 전체 연습만 해 와서 얼굴만 아는 분들이 많아 처음에는 서먹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름표를 목에 걸고 파트연습을 하니 1 바이올린 선생님들과 너무 친근해짐을 느꼈다. 총인원의 거의 80퍼센트에 육박하는 분들이 캠프에 신청을 하셔서 서른 명이 넘는 분이 이틀 모두, 혹은 하루씩 상황에 맞게 참여했다. 토요일인 오늘은 마치고 저녁 식사까지 스무 명 남짓 참여했다. 첫날, 연습 중간에 지휘자님이 응원차 맛난 수박과 과일을 사들고 오셔서 감동받았다.


그동안 서로의 뒷모습 혹은 소리만 듣다가 둥글게 앉아 연습을 하다 보니 음정이나 운지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음을 알았다. 우리는 서로 어떻게 연주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정확할지 의견을 교환하며 함께 연습했다. 시간이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아침 파트연습이 순식간에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김밥으로 점심을 먹은 후에는 다 같이 모여 합주를 잠깐 하고 또다시 나뉘어 파트연습을 했다. 원래는 둘째 날인 토요일에 향상음악회도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신청자가 적기도 했거니와 2학기 연주를 앞두고 파트연습이 급했기에 다음 캠프로 미루었다.


둘째 날인 토요일에는 첫날보다 많은 선생님들이 함께했다. 둘째 날은 내가 솔로로 연주하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4번 연습이 있었다. 나는 평소처럼 앉아서 하는 줄 알았고, 캠프 첫날 너무 피곤해 연습도 하지 않고 잠들었다가 토요일 아침에는 딸 아르바이트 태워다 주느라 5시 반에 일어났다가 다녀와 다시 잠드는 바람에 연습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 전체 연습 때 앞에 나가서 하게 되어 연습을 더 하고 갈 걸, 하고 후회가 되었다. 그동안 짬짬이 연습을 했지만 속도가 빠를 때 손가락이 꼬일 때가 있었다. 이제 다른 곡들은 특별히 어렵거나 하진 않아 남은 시간 동안 이곡에 집중해야겠다.


식사 자리에서 우리는 또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연수 후기 설문조사 링크가 밥 먹는 동안 올라와 입력했더니 바로 결과가 나왔다. 처음 하는 캠프에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유익하고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준비하신 손길들과 장소 제공, 간식 제공으로 힘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었다. 이렇게 첫 캠프가 끝났다. 이틀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모여 연습을 하고 삶을 나눈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음악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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