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조조 영화를 보고 왔다. 일정 있는 남편과 다음에 볼 영화로 ‘비공식작전’을 아껴두고 혼자 ‘밀수’를 보았다. 아침 시간인데 사람들이 꽤 많았다. 배우 염정아 님이 나온다는 것만 알고 갔기에 익히 아는 배우들이 우스꽝스럽게 나오는 것이 너무 반가워 혼자 미소를 지었다. 배우들의 얼굴은 정말 여러 가지다.
군천 바다에서 물질을 하던 해녀들은 새로 생긴 공장 폐수로 인해 점점 죽은 해산물이 많아 걱정이다. 많은 이들의 생계를 짊어진 이장춘은 해서는 안 될 일을 시작하고, 간 큰 춘자는 진숙을 꼬드겨 한몫 크게 벌려고 한다. 코미디 요소가 많은데도 영화 ‘도둑들’을 보며 느꼈던 불편함이 영화 내내 있었다. 과거에 밀수를 지능적인 방법으로 많이 했음을 알았다. 지금도 여전할지 모르겠다. 생각지 않게 살벌한 장면들도 있고 마지막에는 감동적이기까지 해서 재미있게 보았다. 영화 '베테랑'과 '엑시트', 그리고 '모가디슈'를 만든 류승완 감독의 영화라는 것도 보고 나와서야 알았다. 영화는 사전 정보 없이 가야 더 재미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 보시는 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큰 기대 없이 가서 생각보다 재미있게 본 영화다. 배우들의 변신이 재미있었고, 내가 태어났을 즈음의 시대를 보여주는 레트로한 의상이나 배경이 정겨웠다. 오랜만에 보는 희고 검은 고무신들은 어디에서 구했을까? 물질하는 해녀들이 멋지다는 생각을 하며 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