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혼자 가는 날이지만 대회가 얼마 안 남아 서둘러 도장으로 갔다. 앞 수업이 끝나고 홍사범님이 아이들을 데려다주시러 간 사이 스트레칭과 다리 찢기를 하고 거듭차기와 옆차기 연습을 좀 한 다음 태극 6장과 고려를 몇 번씩 해 보았다. 혼자 하는데도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이제 순서는 틀리지 않게 할 수 있지만 아직도 옆차기 후에 많이 흔들린다. 다행히 태극 6장에는 옆차기가 없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사범님이 오셔서 팔 벌려 뛰기를 열 번 하고 바로 봉을 잡고 옆차기와 거듭차기를 반복 연습했다. ‘시작’하고 퍽 소리가 나면 바로 발차기를 해야 한다. 10번이라고 하셨는데 느낌상 스무 번 넘는 것 같았다. 어쨌든 양쪽 번갈아 가며 반복 연습을 하고 다시 태극 6장과 고려를 몇 번 한 다음 영상을 찍어 보았다.
영상 찍기는 너무 쑥스럽지만 촬영 후에 보면 어디가 어설픈지 알 수 있어 너무 좋다. 이번에는 흐느적거리는 것이 문제였다. 나름 절도 있게 멈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리고 발차기는 최대한 높이 차는 게 좋다고 하셨다. 발차기와 끝점 살리기가 과제이다. 내가 배치된 조에 있는 다른 분들은 5단 정도 되신다고 한다. 나는 원래도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려고 했지만 혼자 탈락하면 너무 창피할 것 같기도 하다. 열심히 연습해서 조금이라도 향상되는 것에 목표를 두어야겠다.
도장 가기 전에 '태권도와 바이올린'이라는 이름으로 출간 예정인 책의 수정본과 표지 그림이 메시지로 와 있어 집에 돌아와 씻고 읽어보았다. 내가 수정해서 넘긴 것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는 작업만으로도 12시를 훌쩍 넘겼다. 수요일에는 인문학 독서 모임이라 너무 늦게 읽기 시작하는 바람에 아직 읽지 못한 그 책을 읽으려 했는데 아물래도 다 읽지 못하고 모임에 갈 것 같다. 책이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이 감개무량하긴 하다. 책이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그로 인해 태권도와 클래식 인구가 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