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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겟> 경찰도 무섭겠다

by Kelly

금요일 퇴근길에 영화를 한 편 보고 왔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무서울 것 같다는 리뷰 제목만 보고 갔다. 얼마 전 독립한 딸 생각에 보고 싶었나 보다. 보고 나오면서 바로 딸에게 전화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중고로 임부복을 산 것으로 시작하여 당근 앱 초기부터 애용하고 있는 나는 이 영화의 내용이 남 일 같지 않았다. 남의 집에 가서 거래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주로 길거리나 짚 앞 거리에서 만난 적이 있고, 요즘은 편의점 택배라는 제도가 있어 필요한 게 있을 때 가끔 저렴하게 사곤 했다. 고가의 물건을 거래한 적이 없어 그간의 거래에 사기를 당하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극 중 주인공 수현은 평소에 중고거래를 해보지 않았다가 고장 난 세탁기 때문에 처음 한 거래에서 사기를 당하고 30만 원이 너무 아까워 보복성 글을 남겼다가 삶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찾아보니 중고거래 사기 사건이 하루에 228건이 발생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실제로 영화와 같은 흉악 범죄가 일어나는지는 모르겠다. 집안까지 들어가 물건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는 밖에서 거래하는 것보다는 훨씬 위험할 것 같다. 영화가 영화 같지 않고 실감 나고 더 무서웠던 이유는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예전에 비해 중고 거래를 거의 하지 않고 있지만 딸이 자취를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검색해 본 걸 생각하면 혼자 사는 이들이 집으로 바로 택배를 받는 것도 좀 위험할 것 같다. 주소와 톡아이디가 노출되면서 개인정보가 털려 고생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말이다. 나도 몇 년 전 페이스북이 해킹당해 전화번호가 사기 범죄에 사용되어 손을 벌벌 떨며 번호를 바꾼 적이 있어 주인공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완성도나 그 어떤 것보다 주제가 나에게 경각심을 일으킨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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