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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한국 퇴마사와 무속

by Kelly

한동안 극장에 안 간 사이 세 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했다. 그중 뭘 볼까 하다가 남편이 좋아하는 액션이 그나마 있어 보이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을 보았다. 전우치와 비교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전우치라는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해 비교 불가하다. 영화관에 가기 전 서점에 혹시 내 책이 있나 보러 갔는데 검색하니 재고가 '0'이었다. 혹시 다 팔린 건 아니겠지? 실망하던 차에 2년 전 가을 독주회에서 뵈었던 블로그 이웃 주랑님이 다니시는 서점에서 책을 사셨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기뻤다. 서점에서 내 책을 보게 되면 정말 반가울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도 블로그 이웃 길런 님이 서점 인문 코너에서 보았다는 제보를 주셨다. 우리 동네에도 책이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다.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서 기대치 않게 처음부터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무서운 영화일 줄 알았다가 코믹영화라는 걸 처음부터 깨달은 것이다. 등장인물을 너무 잘 섭외한 것 같다. 당주였던 할아버지를 잃고, 북 치던 황사장 손에 이끌려 다른 삶을 살았던 천박사는 할아버지를 죽인 놈을 찾기 위해 전국 각지의 무당을 찾아다니지만 결국 자신이 가짜 퇴마사가 되었다. 그의 사무실에 걸려 있던 ‘의사 면허증’을 보면 정말 정신의학박사일까? 얼핏 지나갈 때 보아서 확실치 않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 근심을 풀어주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그가 하는 일은 정신적 치료의 요소도 없진 않다.


천박사의 기술 담당 강도령과 아름다운 선녀와 소통하는 선녀무당 캐릭터가 큰 웃음을 주었다. 영화 내내 웹툰 느낌이다 싶더니 정말 웹툰이 원작이었다. 영화 속 독특한 세계관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두기에 나쁘지 않은 설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유치할 수도 있었을 영화를 인물들이 살린 느낌도 있었다. 왠지 2편이 나올 것 같다. 배우 강동원이 나오는 영화를 찾아보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한국식 퇴마사와 한국의 전통 무속 문화가 어우러진 영화가 세계 시장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면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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