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947 보스톤>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by Kelly

저번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를 혼자 보았다. 이틀 남은 연휴, 아침부터 카페에 가서 앉아 책을 읽다가 점심을 먹고 이 영화를 보러 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것이 시작할 때 영화 시작 전부터 일단은 좋았다. 사람들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에 더 감동한다.


해방 이후 정부 수립 전까지 미군정이 통치하던 시절, 태극기를 달지 못한 손기정 선수는 마라톤 금메달을 따고도 시상식 때 일장기를 가렸다는 이유로 마라톤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고 한다. 두 다리를 잘랐다는 그의 표현이 딱 맞다. 달리기 선수에게 달리지 말라니. 베를린 올림픽 당시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손기정 선수를 제치고 1등을 했다는 남승룡 선수는 이후에 선수들을 키우는 코치가 된다. 그가 36세라는 나이에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이유 중 하나가 베를린 올림픽에서 달지 못했던 태극기를 달고 출전하기 위함이었다니 가슴에 맺힌 한이 얼마나 컸을까 싶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잘 보존된 우리나라 과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행복했다. 불편하고, 어렵던 그 시절에도 나라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했던 조상님들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리라.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았던 세 남자의 이야기를 영화에 잘 담아냈다. 감동이 밀려와 눈물이 자동으로 흘러내렸던 순간들... 낙담하고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힘을 실어주는 영웅은 어려울수록 빛이 나는 법인가 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한국 퇴마사와 무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