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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니어스> 작가와 편집자

by Kelly

얼마 전 편집자님이 책을 한 권 보내주셨다. 무슨 책인가 했더니 편집자님이 쓰신 책이었다. 알고 보니 이미 여러 권의 책을 내신 작가님이기도 했다. 지금은 출판사를 하고 계시니 사장님이기도 하다. 이런 분이 나를 선택해 주셨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책 읽는 책 쓰는 책 만드는’(이하영)이라는 작가와 편집자들의 영화를 담은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영화들을 하나씩 보고 싶어졌다. 그중 가장 궁금한 ‘지니어스’를 찾았다. 오래전 이 영화를 보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런 영화인 줄 모르고 앞부분을 보다가 껐다. 실제로 있었던 편집자와 작가의 대한 이야기라 더 좋았다.


1929년 뉴욕 유명 출판사의 편집자 맥스 퍼킨스(콜린 퍼스)와 천재 작가 토마스 울프(주드 로)의 우연한 만남으로부터 걸작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재즈와 아름다운 영상, 그리고 멋진 문구들을 버무려 멋지게 그려냈다. 영화에는 퍼킨스가 키운 스콧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도 잠깐 등장한다. "편집자는 작가의 글이 대중에게 잘 전달되도록 돕는 사람이다." 라는 퍼킨스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내가 경험한 편집자의 역할이 정말 그러했기 때문이다.


작가를 알아보는 눈을 갖고 작가의 글 중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방향을 제시하는 편집자는 어쩌면 좋은 작품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이다. 영화 속 토마스 울프의 기나긴 글을 자르고 또 자르며 문장을 다듬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영화에서는 둘이 너무 시간을 많이 보내느라 주변인을 힘들게 한다. 걸작을 위해 작가와 편집자의 관계가 돈독해야 하고, 서로 소통을 잘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좋은 작가를 만나는 일, 훌륭한 편집자를 만나는 일은 서로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미국 작가를 그린 영화에 영국과 호주 배우들을 영입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건 나만의 바람일까? 영화를 대여로 구매했는데 소장으로 다시 구입했다. 영어공부 차원에서 봤던 영화를 자막 없이 계속 보는 습관이 있는데 이 영화를 앞으로 반복해서 보고 싶다. 보석을 찾은 것 같다. 토마스 울프의 책은 한 번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조만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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