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책을 내면서 편집자가 책을 만들어내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편집자들만 아는 편집자의 고충이 많을 것이다.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연실 편집자님은 그동안 수만 부씩 팔리는 책들을 편집해 왔다. 간절함과 절실함으로 책에 매달렸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편집자와 작가, 그리고 마케팅을 책임지는 이들까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결정체가 책이라는 물건이다. 혼자 힘만으로는 많은 이들의 손에 가 닿기가 어려운 것이 책이므로 마케팅 또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규모가 작은 출판사는 상대적으로 마케팅이 취약할 수밖에 없지만 알맹이 없는 책에 지나친 마케팅만 한다면 반짝하다 금세 사라지는 책이 될지도 모른다. 내가 쓰고 싶은 책, 그리고 저자가 만들고 싶은 책이 오래오래 사랑받는 책, 입소문을 통해 점점 퍼져나가는 책일 것이다.
책이 인쇄소에 맡겨지고, 혹시라도 잘못된 책이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는 마음을 아마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혹시라도 오타가 더 있을까 싶어 마지막까지 원고를 놓지 못하던 나의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한다. 한 번에 만 부나 찍는 대규모 출판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인쇄가 잘못되어 재인쇄에 들어가는 경우가 실제로 있었다니 그때의 심정을 누가 알까?
처음에 비문학 편집자를 하라는 말을 듣고 싫어했다는 저자는 이제 누구보다 에세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잡문이라 취급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빛나는 숨은 보석들을 찾아내기 위해 항상 더듬이를 바짝 세우고 있다. 유명인의 알맹이 없는 책 보다 땜냄새나는 사람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발굴해 온갖 고생 끝에 책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을 지정 즐기는 이분은 가히 편집의 달인이라 할 만하다.
책을 낼 때 가끔 굿즈를 함께 판매하기도 하나 보다. 극지연구소의 북극 바닷물로 굿즈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사람들의 아이디어는 정말 대단하다. 책을 읽다가 내 책의 굿즈를 만든다면 어떤 걸 선보일 수 있을지 감히 생각해 보았다. 태권도복 열쇠고리일까? 저번에 본 적 있는 검은띠가 좋을까? 아니면 태권도복과 바이올린이 같이 있는 열쇠고리? 열쇠고리는 너무 식상할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우리 반 아이들이 즐겨 그리는 내 책의 표지 캐리거도 괜찮을 것 같다. 아이들이 이 그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작가님께 감사를.)
다시 이 책으로 돌아와서 이분이 편집한 책들 중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걷는 사람 하정우’를 떠올려 본다. 배우이기 이전에 배울 점이 무척 많은 인간 하정우를 만날 수 있었던 책이다. 작가의 위트 있는 글솜씨가 생각난다. 원래 잘 쓰는 분일 수도 있겠지만 편집자님이 이끌어준 덕분에 속에 있는 모든 좋은 것들을 꺼내놓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그랬으니까. 출판계에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맡고 계신 편집자님들께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나의 편집자님께도. 앞으로도 좋은 편집자님과 훌륭한 책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