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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ly Dec 06. 2023

오케스트라 총회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마치고 지난주에는 저녁 식사를 함께했고, 이번 주는 총회를 했다. 실력이 점점 자라감에 따라 기대하는 폭도 커져서 내년에는 더 멋진 연주회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연습실에서 내년 곡으로 정한 베토벤 7번을 다 같이 잠깐 읽고 회의 장소로 올라갔다. 처음 맞추는 것인데도 생각보다 잘 넘어가서 3악장 앞부분까지 했다. 맞추고 다듬어야 할 부분이 엄청 많은 곡이지만 지금까지 잘 해낸 단원들이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미리 준비한 샌드위치를 먹으며 회의를 시작했다. 오케스트라 총무이자 우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신 음악 선생님이 작곡 배경과 곡 해설을 해 주셔서 무척 유익했다. 6번은 5악장으로 하는 시도를 한 반면 7번은 다시 4악장으로 돌아온 대신 기존의 빠르고 느린 악장을 배치하지 않고 모두 빠른 악장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2악장이 상대적으로 느림에도 알레그로라는 사실.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로 이렇게 멋진 곡을 만들었다는 것이 기적 같다. 예전에는 제대로 갖춰진 음악회장이 많지 않아 곡 앞에 서주 부분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곡에도 서주가 아주 길게 들어있다. 음향을 체크하고 소리를 내어볼 수 있는 서주를 만든 이유를 알았다.


시간이 흘러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퍼실리테이터인 선생님이 진행을 했다. 대형 포스트잇을 가져와 보기 좋게 설명함은 물론 모둠을 만들어 회의도 하는 등 짧은 시간에 의견을 많이 담을 수 있었다. 그룹 레슨에 대한 의견이 많았고, 캠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이번에는 겨울, 여름 모두 캠프를 하기로 했다. 연주회 시기를 당기자는 의견도 있었다. 아직은 모두 확정되진 않아서 새로 구성되는 임원을 중심으로 차차 결정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에 서기에 악장에 솔로 연주까지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분주했던 나는 세컨드 파트장님께 서기를 넘겨드렸다. 기존 임원이 한 해 더 연임하는 것이 좋겠다고 선생님들이 이야기하셔서 다른 분들은 그대로 하고, 큰 행사 준비를 위한 일손 보충을 위해 플루트 파트에서 부회계 한 분을 더 영입했다. 대학원으로 바쁘시던 선생님이 내년에는 할 수 있게 되어 기획도 신설했다. 단원 분들이 내년에도 악장을 하게 해 주셔서 집중해서 열심히 해 보려고 한다. 부족함이 너무 많아 나 스스로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연습하며 한 해를 보내야겠다.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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