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삶이란 어떤 걸까
마카데미아넛 초코칩 쿠키
나는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가.
빛나는 삶이란 어떤 걸까.
많은 것들을 이루고, 많은 것들을 가지고, 많은 이들에게 추앙 받으면서 화려하게 사는 삶이 빛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빛나기 위해 뭐라도 이루어야 하고, 빛나기 위해 다른 이들보다 잘나야 하고, 좋은 옷을 갖추어 입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제일 잘 나가."
그게 빛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도 이렇게 대놓고 표현하진 않았지만, 어쩐지 암묵적으로 공유하는 빛의 개념인 것 같았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빛의 발원지는 마음이라고 믿는다.
아주 어렸을 땐 마음에 찬란한 빛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의 빛은 언제 사그라져 버린 걸까.
빛나는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잘못 배우면서였을까.
언제부턴가 '내가 제일 잘나가'에 비하면 내 마음 속의 사랑과 연민과 기쁨은 하찮다고 여겨왔던 것 같다. 그래서 내 마음이 하찮듯, 다른 이들의 마음 또한 하찮았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손길을 내미는 것보다 학원 수업에 빠지지 않는 게 더 중요했고,
나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부모님을 좀 힘들게 해도 마음에 거리낌이 없었고,
다른 이들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이를 함께 기뻐하는 마음보다 그로 인해 내가 등수에서 밀려나는 것 같은 열등감을 더 크게 느꼈고,
친구가 예뻐질 때보다 못생겨질 때 내심 안도했다.
내 마음에는 꿈도 없었다. 그저 사회에서 괜찮은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원했다. 그게 뭐가 됐든.
그런 마음으로 하는 노력은 고통스러웠다. 노력을 해야 하는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버티는 마음이었다. 도무지 에너지가 나질 않아 결국엔 꽤 괜찮은 한 자리를 차지하지도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서 나의 꿈이 무엇인지를 느끼기가 어려웠다.
나는 아직도 나의 꿈을 못 찾았다. 딱 하나 - 남편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꿈 외에는.
요즘들어, 꿈을 위해 하는 노력에는 기쁨이 깔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중간 힘들더라도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는 설레임이 있다면, 설령 힘들어서 눈물이 나오더라도, 그 마음 저변에는 기쁨의 쿠션이 두텁게 깔려 있을 것만 같다.
이런 생각들을 마음에 품고 있던 중에 넷플릭스에서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라는 영화를 만났다.
내가 어렴풋이 그리던 빛나는 삶의 모습이 그 영화에 담겨져 있었다.
미시즈 해리스는 가슴이 터질 듯한 설레임을 느끼는 데에 거침이 없었다. 설레이면 설레이는대로 자신의 자연스러운 마음을 온전히 느끼는 모습이 마음이 무딘 나에게는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꿈에 의구심을 가지더라도 그에 흔들리지 않을만큼 자신의 마음을 믿었다. 그러자 넘는 게 불가능해 보였던 장애물들이 하나하나 없어지고 결국엔 가슴에 품은 빛나는 꿈에 다다르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꿈에 진심이었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꿈에도 진심이었던 것 같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까지도 이웃의 꿈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선물해 줄 수 있을만큼.
선물을 받은 사람이 그 선물을 소중히 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진심으로 내어준 선물은 어느 예상치 못한 흐름을 따라 더 좋은 선물이 되어 미시즈 해리스에게 돌아오게 된다.
영화가 끝나자 가슴이 벅차올라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다.
맞아. 저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빛이야.
저게 내가 살고싶은 삶이야.
엄청나지 않더라도 좋으니, 꿈을 꾸는 하루를 살고 싶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좋으니, 누군가에게 기쁨이나 위로의 손길을 내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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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맛있는 쿠키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져 보았다.
레시피에 나오는 용량들을 다 내 스타일대로 바꾸어서 시도해 보았다.
<마카데미아넛 초코칩 쿠키>
버터 90g
달걀 30g
메이플 시럽 10g
흑설탕 90g
통밀가루 180g
바닐라 익스트랙트 4g
베이킹 파우더 4g
소금 4g
30분 동안 냉장고에서 휴지시켰다가
오븐에서 180도 17분
남편이 오늘 좀 우울했는데, 이 쿠키를 먹으니 너무 맛있어서 마음에 다시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나의 오늘을 빛나게 해준 마카데미아넛 초코칩 쿠키다.
*레시피는 <베이크 앳 홈(심서연 저)> 의 마카데미아넛 초코칩 쿠키 편을 참조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