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계약을 통하여 또는 경매를 통하여 낙찰받은 소중한 부동산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을 보았다면 어떤 소유자라도 눈앞이 캄캄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유치권은 공사대금 등 부동산에 대하여 발생한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해당 부동산을 적법하게 점유하는 권리입니다. 적법하게 성립된 점유행위이다 보니 소유자 입장에서는 유치권자를 마음대로 내쫒을 수 도 없게되어 눈물을 머금고 대신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유치권자의 점유행위가 불법적이거나 부적법하였다면 소유자로써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문제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하여 점유에 기한 유치권 주장에 대하여 소유권자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치권이 법적으로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유치권자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만 합니다.
1) 유치권 발생의 원인이 된 채권은 유치권의 목적물과 견련성이 있어야한다.
유치권의 경우 물건 또는 유가증권에 대하여만 성립하게 되고 반드시 유치권의 원인이 된 채권이 본인이 유치할 물건으로 인하여 발생하였어야 합니다. 즉 A건물 공사로 인하여 공사대금채권이 발생하였다면 해당 공사대금채권을 이유로 유치권을 행사할 것이라면 A건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하여야하지 갑자기 관련도 없는 B건물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 유치권 발생의 원인이 된 채권은 변제기가 도래하였어야 합니다.
유치권은 결국 변제받지 못한 채권을 보전하기위한 수단임으로 당연히 채권이 변제기에 도래하여야지만 행사가 가능합니다. 아직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았음에도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3) 적법한 점유에 해당할 것
유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유치권의 목적이된 부동산에 대하여 유치권 행사자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점유하여야하며 폭행, 협박, 공갈 등 불법적인 행위가 없이 적법하게 점유를 유지하여야 합니다.
4) 유치권 행사 배제특약이 존재하지 않을 것
공사도급계약 등 유치권의 이유가 된 계약을 체결할 당시 유치권 행사를 배제하는 약정을 포함하여 계약서를 작성하였다면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유치권 행사 배제약정에 근거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됩니다.
앞서 설명드렸던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법 점유로 인정되는 사례들에 대하여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1) 토지 소유자도 인지하지 못한 미등기 건물 점유자의 유치권 주장
간혹 임의 경매 또는 강제경매를 통하여 토지를 낙찰받아 인수받았는데 인수받은 토지 위에 미등기 건물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미등기 건물이라고하며 토지인도소송등 소송을 통하여 인도를 받으면 되겠지만 해당 미등기 건물에 공사대금을 근거로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며 인도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미등기 건물 점유자(유치권자)는 건물 원시취득자(건축주)에 대하여 채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나 토지소유자에게는 불법 점유자에 불과함으로 유치권행사를 통하여 토지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 토지 소유자는 건물 점유자를 상대로하여 건물철거 및 토지 인도 청구가 가능합니다.
2) 임대차계약 종료후, 보증금과 그 외의 비용으로 점유하는 경우
법원 판례에서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은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으로 보지 않고있습니다. 그렇기에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건물을 점유하는 것은 유치권 성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으로 보증금반환청구를 사유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를 쉽게 풀어서 설명드린다면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은 임대인과 임차인 관계에서 형성된 권리이지 임대목적물과는 관계없는 권리임으로 점유목적물과 채권의 견련성이 성립요건인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임대차보증금 반환청구권와 달리 필요비 유익비와 같이 임차인이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데 사용한 비용은 점유 목적물인 건물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사용된 것임으로 유치권 대상이 됩니다. 다만 임대차계약서를 체결할 당시 특약사항으로 '원상복구 의무'조항을 추가하였다면 필요비, 유익비에 대한 비용상환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함으로 이때는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3) 점유를 이전하고 다시 무단으로 점유하는 경우
공사업자가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모든 공사를 완료한 후 건축주에게 건물을 인도하였다면 공사업자는 해당 건물에 대한 점유를 상실한 상태가 되며 이때 공사업자의 적법한 점유가 종료되게 됩니다. 그렇기에 건축주에게 건물을 인도한 후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소유자인 건축주의 동의없이 몰래 점유를 찬탈하는 경우 명백한 불법점유가 되게 됩니다.
공사업자가 해당 건물로 인하여 발생한 공사대금 채권이 존재하더라도 인도 후 동의없는 재점유는 불법적인 점유에 해당함으로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4) 소유자가 아닌 유치권자와 임대차 계약을 맺은 임차인의 점유행위
유치권자는 채권 변제를 위하여 유치물을 보존할 권리는 있지만 소유자의 동의없이는 유치물을 사용, 수익할 수 없음으로 담보제공은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간혹 유치권자가 소유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제3자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세를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엄연한 소유자의 처분권한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그렇기에 유치권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은 소유자에 대하여 적법한 임차인임을 주장할 수 없으며 그 점유 또한 불법점유에 해당함으로 임차인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5)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배한 점유
건물에 대하여 거액의 근저당이 설정되어 곧 경매가 개시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채무자인 소유자와 협력하여 소액의 공사계약을 체결한 뒤 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 이는 경매절차를 방해하려는 악의적인 행위로 간주되며 신의칙에 반하여 유치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아 유치권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유치권을 행사의 원인된 채권이 소액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 신의칙 원칙을 위배한 것으로 보아 유치권 행사가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 공사대금 채권을 근거로 100억원 건물을 유치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유치권자가 부적법한 점유를 근거로 하여 유치권을 행사하였다면 부동산 소유권자는 부동산명도소송을 통하여 유치권자의 유치권이 부적법하게 행사되었음을 입증하고 유치권자로부터 부동산을 이전받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자 등 채권자는 소유권자가 아니다보니 부적법한 점유를 기반하여 유치권자가 유치권을 행사하더라도 명도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유치권이 행사되는 경우 낙찰가가 낮아지거나 아무도 매수의사를 표하지 않을 수 있음으로 근저당권자와 같은 채권자는 명도소송이 아닌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여야 합니다.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는 말그대로 유치권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해줄 것을 법원에 청구하는 소입니다.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는 '소극적 확인의 소'에 해당함으로 소송을 제기한 원고(채권자)가 유치권이 없다고 주장하였다면 피고(유치권자)가 스스로 본인의 유치권이 적법하게 성립하였고 본이에게 유치권이 존쟇다나는 것일 입증하여야합니다.
유치권은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이지만, '적법한 점유'라는 대원칙을 벗어난 유치권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무늬만 유치권'에 불과합니다. 내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면 막연하게 불안해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점유가 과연 합법적인지부터 꼼꼼히 따져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