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 듯이 푸르고 맑은 바닷가에
간이텐트를 치고
앉아 있었다.
지나가던 중년들이 내 돗자리를 가득 채우고 앉아서, 여긴 내 자리니까 비키시라고 했다. 뱃살이 늘어지고 뚱한 표정에 뿔테안경을 쓴 아저씨가 꿍얼거리며 나갔다.
그후 헨리가 들어왔는데 우리는 친구였다. 헨리는 너무 희고 천진하게 생겼고 밝아서 사랑스러웠다.
텐트 뒷문을 여니 눈높이보다 높은 곳까지 푸른 물이 가득 찼다. 곧 쏟아질 듯했다. 수면 너머 잠긴 집들이 보였는데 밀물이어서 곧 빠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풍경이 아주 평화로웠다.
헨리가 근처 친구 집에 가서 소화기를 가져오겠다며 헤엄을 시작했다. 나는 소화기는 물에 뜨지 않아서 헤엄쳐서 들고올 수 없으니 그냥 두라고 했지만 고집을 버리지 않았다.
나는 어느새 타일이 깔린 화장실에 있었고 비키니를 입은 채였다. 큰일을 보았는데 물이 내려가지 않고 넘치더니 똥 조각들이 밖으로 일부 쏟아졌다. 나는 미끈한 그것들을 손으로 집어 변기에 넣었다. 화장실과 문으로 연결된 방에는 헨리와 사람들이 있고 곧 화장실로 들어올 거였다.
빗자루로 변기 속을 헤집었다. 변기 안은 맑은 물로 넘쳤는데 금세 물이 빠졌다.
변기 앞에 오픈된 하수도가 보이고 그 안에 물이 맑게 찬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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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다큐를 보고 자니 이런 꿈을ㅋㅋ
갑자기 헨리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