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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백 Mar 26. 2023

[꿈의 기록]

대통령, 벌, 수영장


20대 쌍둥이 트로트 가수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 당선이 되었다. 화장이 진하고 말투가 거세지만 속은 여리고 눈이 크고 머리가 긴 여자들이었는데, 쌍둥이다 보니 두 사람 다 대통령으로 인정 받았다.

나는 그 둘과 친한 지인이어서 집무실에 함께 있고 침실도 같이 썼다. 희고 화려한 테이블과 푹신한 의자가 있고 창밖으로 풍경이 보이는 장소들이었다.

늙은 남자ㅡ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잘생기고 눈이 큰 신사같은 연예인이었다ㅡ가 전직 대통령이었는데 문을 열고 인사하더니 자신이 필요하지 않냐며 눈치를 보다 물러났다.

나는 이 경험 없고 어린 연예인 대통령들이 나라를 어떻게 끌어가지 걱정이 되었다.


두 쌍둥이 대통령과 나는 별장에 놀러갔는데, 유리창이 사방에 있고 숲이 보이는 곳이었다. 무능한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한 테러 집단이 올 거라는 첩보가 있었다. 시커먼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귀에 인이어(?)를 찬 경호원이 바깥으로 나간 사이, 나는 별장 안 천장 모서리를 보았다. 거기에 벌이 가득 가득 했다. 천장에 난 구멍 속으로 들어찬 벌들이 보였다. 그 벌이 테러에 이용되는 것 같았다. 나는 살충제를 듬뿍 뿌렸다. 하지만 곳곳에 벌들이 사는 구멍이 보였고, 그 벌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수영장에 갔다. 물안경을 쓰고 얼굴을 물에 넣는데 호흡이 잘 되지 않아서 얼굴을 들었다. 내가 있는 곳은 아주 앝은 물이었고, 몸을 일으키자 물이 하나도 없는 커다란 목욕탕 안이었는데, 청소 아주머니가 도구를 들고 욕탕 안을 청소하기 위해 와있었다. 나는 머쓱하게 탕 밖으로 나갔다.



●자기 직전에 옷 정리를 하다가 물안경을 발견했는데 목욕탕 가서 이거 끼고 이퀄 연습하고 싶다 생각했다. 그게 꿈에 나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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