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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백 Apr 14. 2023

[꿈의 기록]

배우, 포르쉐


유아* 배우가 나왔다. 그가 자신의 집에 가서 뭘 가져오자고 했고 나는 그를 따라나섰다. 어둠이 내린 대로변, 몇몇 가게들에 불이 켜져 있고, 그중 한 술집에 사람들이 왁자하게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가 마스크를 쓰고 손님들 사이로 지나갔다. 나는 사람들이 그를 알아볼 것 같아서 긴장되었지만 유아*은 그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술집 사장과 눈이 마주쳤는데 사장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 눈을 찡긋 하며 배우가 술집 중앙을 통과해 뒷문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술집은 배우의 집으로 가는 지름길이었고, 대학 건물의 문과 문을 통과한 뒤에야 배우의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청담동 대로변에 있는 집이었고, 그의 집은 2층에 있었는데,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그는 해맑게 웃으며 나를 안내했다.


속옷과 바지, 수건 등으로 널브러진 방이 있었고 배우는 창피하다는 듯 그것들을 대충 치웠다. 그 방에서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자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시 풍경이 보였다. 나는 청담동은 이런 곳이구나 생각했다.

배우가 뭔가를 찾고 있는 중이어서 다른 방들에 가보았는데 방마다 크고 작은 침대들이 가득 했다. 4~5개의 방에 가구는 없고 색색의 싱글, 더블 침대들이 방마다 서너 개씩 있어서 의아했다.

썬팅된 통유리가 사면에 있었는데, 나는 갑자기 유아* 배우가 마약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러자 대로변에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그중 한 남자 기자가 단번에 점프해서 유리창 아래에 난 플라스틱 커튼을 통해 2층으로 들어와 우리와 마주쳤다.

기자는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알은 척을 했다. 나는 배우의 편에 서고 싶었다. 우리는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스캔달이 나면 안 되는데 생각했다. 그는 이성보다는 해맑고 편안하고 소년 같은 사람이었다.


매니저인 호리호리하고 화려한 여자가 등장해 배우와 나, 여자는 청담동 거리로 나갔다. 거리는 환하고, 길가에 매대가 죽 늘어서있는데 온갖 액세서리와 옷을 팔고 있었다. 나는 청담동에서도 이런 짝퉁을 파는구나, 이곳 사람들도 겉으로는 사치스럽지만 사실은 가난한 허세이구나 생각했다.

내가 타고 온 푸른 색의 포르쉐 오픈카를 도둑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차는 며칠동안 주차되어 있는 사이 도난당해, 돈세탁되어 해외로 팔려나갔다고 했다.

나는 차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초조해졌다.


배우와 나는 상점들을 구경하며 어디론가를 향해 갔다.



●개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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