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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백 Oct 24. 2022

[꿈]의 기록

화장실과 아이스크림


의정부시에 있는 남녀공학 고등학교로 전학 갔다.

어두침침한 밤하늘 아래 노랗게 빛나는 학교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복도는 길고 복잡하고 교실 안은 학생들로 가득찼다. 나는 낯선 교실에 들어서다가 긴 파마머리에 밝은 인상의 친구를 만났다.

화장실에 가야 했는데 학교를 돌아다녀도 교사용만 찾을 수 있었다. 운동장으로 나와 다시 학교 전체를 바라보니 오른쪽 현관 너머 화장실이 있다는 표시가 나왔다.

그런데 화장실은 아주 넓고 둥글고 흰 로비 가장자리에 있었고 로비 안에는 학생들이 자유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급해져서 화장실이 놓인 가장자리를 향해 갔다.

거기는 변기 놓인 자리가 오픈되어 있고 모든 변기가 일렬로 놓였는데 낮은 칸막이로 옆사람과 구분지어 놓았다. 천장도 뚫려있고 앞도 뚫려있고 오로지 양옆만 칸막이가 있었다.

앞은 훤한 로비고 사람들이 오갔다.

일단 변기에 앉았는데 그 변기는 거대하고 네모난 나무 변기통 중앙을 커다란 원으로 뚫어놓은 형태였다.

칸막이에 등을 기댄 채, 거실 바닥에 앉듯이 앉아서 두 다리를 벌려야 하는데 조준도 잘해야 했다.

천장을 막을 수 있는 작은 대나무돗자리와 하반신을 덮을 수 있는 담요가 있었다.

 내 옆칸으로 남학생의 이마가 보였다.

나는 담요를 덮은 채 볼일을 보았는데 뒤로 기대다시피 한 자세라 휴대폰이 미끄러지려 해서 그걸 붙잡느라 애를 썼다.

자리에서 일어나 담요를 들춰보니

주변이 온통 남의 똥이었다.


거리로 나와 친구를 포함한 세 명과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데 소변이 마려웠다. 돌아보니 베스킨라빈스가 있고 그 건물 안에 화장실이  보여서 친구를 불러 같이 들어갔다. 화장실만 쓰기엔 염치없어서 아이스크림을 사기로 했다. 색색의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내가 먹던 뉴욕치즈어쩌고가 없었다. 파키스탄인처럼 보이는 사장님에게 신상 아이스크림 대신 내가 먹던 걸 찾을 수 있는지 물었더니 맞은편 아이스크림 매대에 있는 알바생에게 부탁해주었다.

그래서 싱글레귤러콘으로 두 개를 산 뒤, 이제 화장실에 가야지 하고 움직이다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갔다.

새벽3시,7시 두 번 깼다.

첫 꿈에서 화장실에 가느라 일시적으로 해소가 된 요의가 근본적으로 사라지진 않다보니 좀더 직접적으로 다시 꾸게 된 것 같다.

화려한 의정부 공학은 어제 본 작은아씨들의 싱가포르 풍경과 닮았다.

화장실 모습은 내가 티베트와 인도에서 본 풍경과 비슷하다.

아이스크림을 시켜만 놓고 못 먹은 게 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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