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나오기 직전, 표지 선정을 한다.
작가에게도 의견을 물어보는데,
내가 톱 티어도 아니고,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작가다 보니 입김이랄 게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이럴 거면 의견을 왜 묻나 싶었는데,
예의상의 절차인 것 같기도 하다...
세련된 표지까지는 아니어도,
톤이 너무 가볍지 않았으면 했는데,
표지 시안 중 가장 먼저 탈락시켰던ㅡ아예 고려조차도 하지 않았던ㅡ깨발랄한 후보가 선정되었다.
표지에 정 붙이기가 쉽지 않아서
몇 번이고 바라보면서 친해지려 해보았다.
친구들도 내 또래다 보니 표지를 보고 다들 뜨악해 하거나 비웃었는데ㅋㅋ 그래서 더 어깨가 내려앉았다.
어린 독자의 취향을 고려해, 잘 팔릴 만한 표지를 선정하는 심사야 이해가 가지만
한편으로는 내 얼굴 같기도 한 것이 표지라서,
도저히 이 표지의 책을 진지하게 내가 노력한 결과로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기가, 민망한 마음이다.
잘 팔려서 리커버 에디션 같은 게 되면
그땐 입김 팍팍 넣어보고 싶다는,
아마추어의 작은 소망을 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