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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Oct 28. 2021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서 너무 좋아


얼마 전 우리 딸한테서 들은 소리다.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서 너무 좋아."  


좀 놀랐다.  이곳 북미에서 한국인은 아직 소수민족이다. 캐나다 중에서도 밴쿠버는 정말로 여러 인종이 모여 살고 있고 다문화 사회를 무척이나 존중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도 우리에게는 언어장벽도 있고 인종차별도 있고. 아무래도 우리 세대는 조금은 위축된 상태로 지난 18년간 이민 생활을 해왔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위상이 이렇게 올라갈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우리가 25년 전 타향살이를 시작했을 때에도 한국은 이미 많이 발전했었고, 동남아에서는 본받고 싶은 나라였다.  외국 여행을 다녀도 한국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예전 우리 엄마 아빠 세대랑은 다르게 여행 자유화가 되고 나서는 더 빠르게 발전한 것 같다.  그래도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BTS 가 있다.   처음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운전하다가 틀어놓은 밴쿠버의 라디오에서 들었을 때 정말 감격했었다.   와 ~ 우리나라 가수의 노래를 여기 방송에서 듣게 되다니.  기분이 묘했다.  

그 후로는 블랙 핑크니 BTS 니....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한국 드라마는 또 어떤가.  오징어 게임까지.  넷플릭스를 통해서 한국 드라마가 어마 어마하게 퍼지고 있다.  내가 봐도 웬만한 외국 영화보다 한국 드라마가 훨씬 재미있다.  덩달아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도 늘어나고, 이제 한국어가 여기 학교에도 제2 외국어 선택 과목에 들어있다. 이곳 캐나다에도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길거리 갈 때도 늘 말조심을 해야 한다.   


한국 화장품, 한국 옷도 인기이고 한국 자동차도 저가 자동차라는 인식을 벗어나서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거리에 달리는 우리나라 브랜드 자동차들을 보면 디자인도 아주 이쁘다.    

우리 애들 얘기를 들어보면 더 실감 난다.  자기들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주위에서 한국인을, 한국 제품을, 한국 문화를 쿨하게 생각하고 좋아한다는 것을 체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한국 작가 작품이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오른 소설책 '파친코' 도 한몫한다.  2017년부터 몇 년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내셔널 북 어워드 최종선택작 등등 벌써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주위에 외국인한테 소개받고 읽었다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 딸도 아마존으로 이 책을 주문해서 읽더니 아주 좋은 책이라며 나에게 추천을 해줬다.   


한국계 1.5세의 미국 작가 이민진의 소설인데, 일제강점기부터 80년간 3대에 걸친 이야기이다.  그 시대에 가난과 싸우며 처절하고 절실하게 살아온 이야기이니 내용이 그다지 밝지도 가볍지도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배경과 스토리이니 공감을 갖고 책을 읽겠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까지 이렇게 인기가 있고 좋은 책으로 선정이 되고 한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 우리 애들 세대에는 우리 한국이 더욱더 강해지고 사랑받을 것 같다.  외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얼마나 뿌듯하고 든든한 일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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