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이 먹어서 하는 첫 연애...

by 텐그린

누군가 벼꽃 이야기를 꺼냈다. 벼에 꽃이 있던가? 물론 있을 것이다. 쌀이라는 열매가 맺는 걸 보면 분명 꽃이 있다는 건 사실이겠지만 듣는 것도 처음인데 본 적은 당연히 없을 수밖에... 벼꽃을 보지 못한 이유가 있기는 하다. 다른 꽃들에 비해 참으로 짧은 생을 살고, 모든 시간을 쌀을 여물게 하는 데 쏟는 벼꽃은 이삭에 달린 후 모두 개화를 끝내는 데는 대개 5~7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벼꽃 하나는 쌀 한 톨을 만들어낸다. 열렸다가 꽃가루를 쏟아붓고 다시 닫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개 1~2시간 정도로 매우 짧다.

한 여인이 나이 오십 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벼꽃 같은 첫 연애를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물론 벼꽃을 지향한 만남은 절대 아니다. 이 여인은 결혼하여 옆에 가족 한 명이 있다면 지금의 외로움이 따뜻한 삶이 될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래서 만난 한 동갑내기 남자와 겪는 어설프기만 한 좌충우돌 연애사가 시작되고 이 만남이 마치 벼꽃 같기만 하다. 꽃이 언제 피었는지 아니 꽃이 피기는 했었는지 아니 꽃이 있다는 소리도 못 들었던 생소한 꽃의 존재를 알아가는 여정이 너무도 짧아 다시금 맨밥 목메게 삼키는 것만 같은 밥상머리 일상사를 다시 되풀이하는 주인공 이정의 연애사이다.

모든 것이 늦었다는 시기를 문득 목격하는 오십 대, 육십 대... 여성들의 무기력한 후회와 아쉬움이라는 회한의 파도에 한숨지으며 맘 붙일 곳 없어 우울증 약 몇 알로 지금을 버티는 흔한 여자이다. 뚱뚱하고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가진 것 없는 미스 아줌마가 미스 할머니가 되는 시점에서 시작한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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