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사랑일까?

... 사랑하는 걸까... 5-1

by 텐그린

아직은 쌀쌀한 날씨였다. 여자는 오늘은 잘 참아보자고 결의를 다지며 남자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여자의 마음은 좀 어색하고 불편했다. 남자가 여자를 "여보"라고 부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보"라는 호칭을 처음 들어보는 여자는 오글거리고 부담스러웠다. 남자들이 그런 건지 이 남자만 그런 건지 '정이씨도 아니고 다짜고짜 여보라니 선수인 걸까 아니면 자신을 많이 좋아하는 걸까' 솔직히 알 수도 없었고 반갑지도 않았다. 남자는 건물 밖에 마중 나와 걸어오는 여자를 향해 빙긋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 남자가 호탕하게 소리 내서 웃었던 적이 있었나... 아! 있었다. 두 번째 관리를 받을 때 여자가 자극을 받고 방귀가 나왔을 때 남자가 큰 소리 내어 웃었었다.

건물 계단에는 늘 쿰쿰한 냄새가 났다. 3층 계단을 올라가는 내내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고 있었다. 계단은 협소해서 남자가 앞서고 여자는 뒤를 따라 올라가야 했는데 손을 잡고 오를 때면 많이 불편했지만 남자는 여자의 손을 놓지 않았다. 남자는 여자를 관리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여자는 어제부터 참으리라 각오했고 관리실로 들어가 눕는 순간에도 재각오를 하고 있었다. 관리가 시작되고 여자는 지난번보다 잘 참기는 했지만 아플 때마다 불 위에 오징어처럼 온몸이 말리고 이리저리 뒤틀였다. 남자는 자신이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자신이 말하면 사람들이 '아유'하면서도 재미있어 웃는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내가 칼질하듯 관리를 한다고 말해요. 어쩜 그렇게 발로 이런 느낌이 날 수 있냐고 하면서 놀라더라고요, 그런가? 허허허. 재밌죠? 사람들이 제가 하는 관리가 신기하다고 해요. 아프다고 침대 밑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는데 그래봤자 제가 끝까지 쫓아가거든요. 그러면 어떻게 흔들림 없이 그 자리를 누르는 힘도 줄지 않고 중심 잡으며 쫓아올 수 있느냐고 신기해해요. 그게 그렇게 신기한 일인가? 허허. 오늘은 처음보다 근육이 좀 풀어져서 안 아프죠? 안 아프죠? 어! 대답을 안 하네 더 세게 해도 된다는 거죠?"

또 남자의 재미있다는 유머가 시작된 것이다. 여자는 울며 겨자 먹듯 "안뇨, 안돼요!" 쥐어짜는 소리로 대답해야 했다. 그냥 넘어갔으면 좋겠건만 이 정도면 손님이 아니라 이 남자가 즐거워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이었다.

"여보는 오늘 아침에 처음 온 여자 손님보다 못 참네요. 참겠다고 생각만이라도 하고 오라니까요. 그 손님 여러 곳에서 관리를 받아왔다는데 속 근육은 그대로더라고요. 그건 겉근육만 건드렸다는 뜻이거든요. 저처럼 속근육까지 만질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여보는 친구보다도 못 참네요. 친구는 잘 참던데, 맘을 비워봐요. 그럼 참을 수 있어요. 왜 내 말을 안 믿지?" 하며 계속 여자가 엄살이 심하다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늘어놓았다. 여자는 사람마다 감각은 다르지 않느냐 더 민감한 사람도 있고, 상태가 더 안 좋아서 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했지만 남자는 자기를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우겨댔다. 여자는 설움이 울컥 올라왔다. 누가 누구를 믿지 않는 건지 헷갈렸다. 여자가 울먹이자 남자는 그만하자면서 현관문을 나가 버렸다. 여자는 감정을 추스르며 헝클어진 머리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여자는 이 남자를 계속 만나야 할까 고민했다. 나이 들어 만났으니 서로 적응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 합리화했다. 남자 경험이 적어도 너무 적었던 여자는 헷갈렸다. 한 번만 더 만나보자..., 섣부른 판단하지 말자고 자신을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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