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사랑일까?

... 사랑하는 걸까... 6

by 텐그린

여자가 관리를 받으면서 아파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불편했는지 남자는 그 후 관리를 해 줄 마음이 없어진 듯했다. 아니, 여자가 아픈 것을 못 참아 마사지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있었다.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했는지 급기야 진짜 사실인 양 믿었다. 지인들에게 여자가 많이 아파해서 관리받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하곤 했다. 여자는 남자가 난처해질까 봐 가만있어줬지만 진짜로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하루는 자칭 남편 같은 애인인 남자는 고주파 기계를 꺼내며 "이 기계 비싼 기계예요. 난 매일 아침, 발 삼십 분. 손 삼십 분씩 관리하고 있어요. 난 다른 사람들의 아픈 부위를 접촉하기 때문에 제 에너지 소모가 크거든요. 그래서 제 관리가 우선이에요. 제가 건강하고 좋은 기를 가지고 있어야 손님들의 아픈 기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손님께는 좋은 기를 전달할 수 있는 거예요." 남자는 대단한 비밀 병기라도 선보이듯 애지중지 고주파 발체온기를 세팅했다. "양말을 벗고 발을 넣으세요. 발을 떼면 꺼지니까 떼지 말고요. 30분으로 세팅되어 있어요."하고 부연 설명도 잊지 않았다. 여자는 발이 따뜻해지자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10분 만에 '삐리릭'하는 기계음과 함께 꺼져버리는 것이었다. 남자는 "발 뗐죠? 떼면 안 된다니까요."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여자는 꼼지락도 하지 않았기에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자는 믿지 않았고 다시 세팅해 주었다. 이번엔 5분 정도 흐르자 '삐리릭'하는 기계음과 함께 꺼져버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남자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는지 인상을 쓰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를 반복하면서 올라오는 감정을 추스르는 것 같았다. 여자는 영문을 모르는 표정이었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생각에 몰두해 있었다. "움직였어요? 떼면 꺼진다니까요? 가만히 있지를 못하나 보네." 하며 못마땅한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여자는 결코 움직이지도 떼지도 않았다고 말했지만 남자는 "기계는 거짓말 안 해요. 내가 몇 년을 사용했어도 이런 적이 없었어요. 이런 일이 없었다니까요."...

남자는 여자의 말보다 기계를 믿었고, 여자의 억울함보다 기계의 삐리리 소리가 더 크게 마음에 와닿은 것 같았다, 여자의 당혹해하는 표정보다 기계의 붉은 불빛이 꺼진 것이 더 강렬하게 남자를 자극한 것 같았다.

이 억울한 사건은 한 달 후에나 진실이 밝혀졌다. 그 진실이란 남자가 고주파의 강도를 너무 낮게 세팅을 했기 때문이었다. 고주파 세기를 높여 세팅하자 꺼지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남자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그저 "너무 약하게 세팅해서 그랬나 보네"라고 혼잣말로 얼버무릴 뿐이었다. 자칭 남편 같은 애인인 남자는 여보라고 부르고 있는 애인인 여자를 애정하고는 있는 건지, 좋아하는 감정은 있기나 한 것일까? 여자는 이 남자를 계속 만나야 할까? 만난다면 어떤 심정으로 남자를 바라봐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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