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강.

한강으로의 초대

by 훌륭하다

어느 토요일 오후, 차를 몰고 한강으로 향했다.
가을 햇살은 부드러웠고, 바람은 따뜻했다.


주말의 도시는 여전히 분주했지만, 강변에 들어서자 공기가 달라졌다. 옆에서 가까이 들리는 웃음소리, 풀 냄새, 편안한 분위기.


치킨 봉투를 개봉했다.
기름 냄새가 퍼지고, 종이컵에 콜라를 따르자 탄산이 사르륵 올라왔다. 멀리 선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돌고 있었고, 연인들이 돗자리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평화로웠다.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저 ‘괜찮은’ 오후였다.


치킨 한 조각을 베어 물며 강물을 바라봤다.

햇살이 물결 위에서 부서지고, 그 빛이 나뭇잎에 반사되어 눈부셨다.


그저 눈앞의 평화가 너무 고마웠다.

이렇게 평화롭게 앉아 치킨을 뜯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강가에서, 이 도시에서, 이 나라에서.
지금처럼 아무 걱정 없이 웃을 수 있다는 게 누군가의 희생 위에 쌓인 하루라는 걸 문득 떠올렸다.


나는 강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강물은 오래된 시간처럼 느릿하게 흘렀다.


그 순간, 문득 그런 상상을 했다.


“이 풍경을, 그분들도 한 번쯤 보셨다면 좋겠다.”


나라를 지켜낸 사람들, 이름조차 모르는 수많은 선조들,

그들이 바라던 건 아마 이런 하루가 아니었을까.


웃고, 사랑하고, 강가에 앉아 치킨을 먹으며 오늘 하루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삶.


그 단순한 일상이 그토록 소중했을 것이다.


콜라 한 모금을 마시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노을이 지고 있었다.

강물은 주황빛으로 물들고, 바람은 조금 차가워졌다.

나는 가만히 그 노을 속으로 마음속 초대장을 띄웠다.


‘이 땅을 지켜주신 분들,
오늘 저녁은 한강이 참 예쁩니다.

치킨도 맛있고, 바람도 좋습니다.
그러니 잠시 오셔서 쉬어가세요.’


그렇게 마음속으로 말을 건네고 나니
왠지 모르게 따뜻해졌다.


강물은 계속 흘렀고, 사람들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