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휴머니스 본부

시베리아 전선

by 훌륭하다

시베리아 상공.

먹구름을 찢고 EQ-3형 전함 어센던트-X가 강하했다.

메인 브리지.

“상황 보고.”

어센던트-X:
Iron March 중앙 방어선, AF 수치 급상승.

상준의 눈이 홀로그램 지도를 빠르게 훑었다.

“함정을 파놨군.”

X의 초월적인 정보 처리 능력이
전함의 셀 에너지 흐름을 읽었다.
Iron March의 방어선 약점들이 실시간 분석되었다.

“1차 공격 프로토콜 가동.”

어센던트-X :
1차 공격 프로토콜 가동.

“주포 잠금. 부포만 예열해.”

어센던트-X :
하이브리드 캐논 200문 순차 사격.
EQ-3형 코드-X, 코렉-X 200기 사출.

플라즈마-중력 하이브리드 캐논 200문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콰아아 앙!

지상의 벙커와 장갑 차량이 고열과 중력 충격에 찢겨 나갔다.

파아 아아아!

휴머니스가 침묵을 깼다.
AF 타워에서 솟구친 붉은 섬광이
어센던트-X를 강타했다.

어센던트-X :
경고!
위상 보호막 결속 해제중.
10단계 실드 → 8단계 진입.
실드 결속 모듈 손상률 31%, 30%…
Cell Energy 유출 위험!

방어막이 늘어지며 전함 전체가 흔들렸다.
불쾌하고 치명적인 충격이었다.

“AF 파동을 못 읽는다고?”

상준이 당황했다.

어센던트-X :
총 단장님. 자동 복구 진행 중.
양자 결속력을 다시 역전시키려면 5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적의 재래식 무기를 8단계 실드로 버텨야 합니다.

리나 :
마스터.
Iron March가 포격을 시작했어요!
양자 실드 약화를 노립니다.

지상의 모든 구식 포대와 다족 로봇들이 일제히 화력을 집중했다. 물량으로 전함을 무너뜨리려는 시도였다.

“어센던트, Cell Energy를 부포에 쏟아 넣어.
발사는 하지 말고, 시선만 그쪽에 묶어둬.”

어센던트-X :
시선만 끌라는 말씀이시죠?

“맞아. 바로 그거지.”

어센던트-X :
2형 어센던트는 광범위 포격 실시하라.
X는 부포에 에너지 집중 하겠다.
시선 교란용이니 화려하게 간다!

“빅토르! 제라프를 이끌고 중앙에 전력의 30%만 투입해. 놈들의 시선을 화력으로 교란시켜.”

“네. 단장님. 바로 갑니다.”

어센던트-X 하부가 살짝 열리면서 제라프 수송기들이 하강했다.

민준의 파이어레인과 빅토르의 스톰 브레이커를
중심으로 주요 팀들이 전장의 한가운데, 발을 디뎠고, 팀의 보조 부대가 각각 100명씩 강하 지점에 대기하여 엄호를 했다.

이것은 미끼 작전이었다.

“기동 개시! 코드-02! 아크엔젤,
화력 범위 안으로 진입하라!”

빅토르의 음성이 전장 전체에 울렸다.

중앙 전선이 처절한 소모전으로 교착되는 동안,
어센던트-X의 실드 복구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었다.

상준은 붉은 경보등을 응시했다.

“계획 변경한다.
중앙 돌파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유스폴과 아멜리는 저 아래에 있다.
놈들이 다시 쏘기 전에, 내가 직접 들어가야 해.”

AID는 이미 지하에 AF 주술사들이 배치된 함정을 감지하고 있었다.

“블랙나이츠! 나노 복합드릴 최대 출력!
남서쪽 방어선으로! 은밀함은 버려.
무력으로 구멍을 뚫어!”

5m 크기의 최신형 드론 블랙나이츠 7기가
어센던트-X에서 분리되어 지상으로 낙하했다.

Iron March의 요격 레이저가
나노 복합 외피를 스치며 불꽃을 일으켰다.

끼이이이잉―! 쿠과과광!

블랙나이츠는 전신의 복합드릴을
최대 출력으로 회전시켰다.

강화 콘크리트와 티타늄 코어 합금이 열에 녹아내리며 지름 50m의 거대한 수직 통로가 순식간에 뚫렸다.

“리나, 팬텀 대기시켜.
지하 침투는 내가 직접 지휘한다.
제라프 나머지 인원들은 나를 따르라.”

“3 전술팀 섀도우 워커 외

4,6,7,10 전술팀 대기 중.”

리나 :
위험합니다, 마스터.
리스크가 너무 커요!

“에밀리와 유스폴은 뭔가를 노리고 있어.
병력 배치가 지상과 중앙에 쏠려 있거든.
AF 주술사 함정이 변수라면,

내가 직접 그 변수를 깨야 해.”

상준은 망설임 없이 팬텀 윙(단장 이동 캡슐)에 탑승했다.

“리나, 사출 카운트 다운.”


휴머니스 진영.

지하 200m.

[Iron March 지상 통제: 지하 벙커 개방!
AF 주술사 팀, 지하 격자 진법 활성화!]

휴머니스는 재빠르게 반응했다.
지하 깊은 곳, 복잡하게 얽힌 통로망에서
AF 파동이 솟아올랐다.

공간 자체가 AF 진법으로 뒤덮이는 순간이었다.

쿵.

팬텀 윙이 뚫린 통로를 따라 지하 격납고에 착지했다.


착지 진동과 함께 Iron March 특수 기동대 수백 명과 침식된 자, AF 주술사들이 통로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상준은 주변 AF 에너지 흐름을 읽었다.
‘부정적 에너지를 흡수, 에피머와 블랙 셀을 활성화하는 진법.’

지이잉 ~ 척! 척!

그의 앞으로 블랙나이츠가 방어 모드로 전환하며
거대한 방벽을 형성했다.

“자칼! AF 격자 구조의 틈을 찾아!”

“넵, 팬텀, 암영보 전개!”

팬텀 팀은 NF-FE(내공)를 전신에 순환시켰다.

Neuro-Field Fusion Energy는 CF주입 후
신경 증폭 에너지와 외부 에너지를 융합시킨 것으로 시냅스 재분배 루프를 따라(소주천)
코어(단전)에 축적하는 방식이다.

제라프 요원들도 곧 업그레이드되겠지.

[암영보(暗影步) 전개!]

은신, 은폐, 청체술이 통합된 암영보가 발동했다.
AF 격자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그림자 그 자체였다.

“크아 아아!”

그러나 침식된 자의 강함과 에피머들의 전술은
돌파하기가 쉽지 않았다.

AF 에너지를 동력으로 쓰는 에피머들이
완벽한 군집 사냥 전술로 쇄도했다.

AF 주술사에 의한 '알파 앵커 동기화' 덕분이었다.

다행히 곧이어 진입한 제라프 팀원들과 보조부대가 있어 밀리지 않고 조금씩 전진할 수 있었다.

상준의 손에서 AID 6급 에너지 빔이 발현했다.
1.5m 길이의 푸른 광선 검.

파아앙! 파앙!

상준은 [순간 가속]으로 에피머 무리를 향해 움직였다.

서걱 !

정면을 가로막고 있던 에피머 알파 하나와
에피머 5마리가 에너지 빔에 휩싸였다.
그렇게나 단단하던 외골격이 두부처럼 잘려나갔다.

블랙나이츠의 개틀링 전자포가 빛을 뿜어내고
적들의 AF 에너지는 셀 에너지와 충돌하며
거친 불꽃을 일으키고 있었다.

리나:
마스터.
Iron March 특수 기동대가 접근해요.
알파들 엄호를 받는 것을 보니 마스터가
타깃인가 봐요.

특수 기동대는 삼보와 크라브 마가 모듈
기반의 전투 논리로 상을 공격했다.

탑승형 로봇의 힘으로 구현된 최소 노력,
최대 피해를 노리는 급소 공격이었다.

“이놈들도 CF와 비슷한 모듈을 개발했군.”
상준이 광선 검을 튕겨내며 중얼거렸다.

“스파이들이 제법 활약했나 봐?”

그는 특수 기동대가 탑승한 로봇에게 정통으로 주먹을 꽂았다.
로봇의 장갑이 찌그러지며 내부 시스템이 고장 났다.

상준은 앞으로 걸어 나갔다.

“이곳의 대장은 누군가. 유스폴인가? 아멜리인가.”

그의 주먹은 단순한 타격이 아니었다.

[AID 3급: 파워 스트라이크]의 외적 폭발 에너지를
극도로 압축하여 로봇의 에너지 코어를 겨냥한
초정밀 충격파였다.

로봇의 두꺼운 장갑은 버텼지만, 내부의 동력 계통은 이미 아마돈 셀 에너지의 간섭으로 파열되었다.

상준은 순간 가속으로 몸을 수평 이동시키며
로봇 세 기의 포위망을 벗어났다.
그의 뒤에서 광선검이 푸른 섬광을 그으며 스쳤다.

파아앙!

섬광은 로봇의 장갑이 아닌, 관절부의
미세한 틈을 정확히 관통했다.
세 기의 로봇이 동시에 관절부를 잃고
무력하게 쓰러졌다.

그때, 지하 통로 벽면의 격자 구조가
더욱 짙은 검은색으로 변했다.

AF 5급 주술이 만들어낸 국소적 시공간 간섭
(Spatial-Temporal Interference)
영역이 상준을 짓눌렀다.

“총 단장. 당신의 AID는 강력하지만,
AF의 공간 간섭은 읽을 수 없지.”

목소리는 통로의 가장 깊은 곳,
AF 파동의 근원에서 들려왔다.
차갑고 나이 든 중년 여성의 목소리.
AF 주술사 팀의 리더, 마담 크로우였다.

“당신은 미끼에 걸렸어.
이곳은 당신의 무덤이 될 거야.”

상준은 광선 검을 내렸다.
그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무덤?아닐걸?

너희는 무대에 너무 집중했어.”

상준은 통신기를 켰다.

“리나, 작전명 ‘천라지망’,
최종 단계 실행. 팬텀 팀, 확인.”

[리나: 마스터. 팬텀 팀, AF 진법의 에너지
앵커 3곳 파괴 완료. AF 격자의 통제력이
붕괴되기 시작했습니다.]

상준의 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자칼이 이끄는 팬텀 팀은 이미 CF 4급 암영보를
이용해 AF 주술사들의 보조 앵커를 침묵시켰다.

무음 일섬을 구현하는 침극(沈極) 기술 앞에서,
주술사들은 그들의 목이 베이는 순간까지도
상준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동시에, 뒤따라 들어온 제라프 섀도우 워커 전술팀이
지하 보급로를 완전히 차단하며 마담 크로우에게
증원군이 오는 것을 막았다.

상준은 마담 크로우를 향해 걸어갔다.
AF 진법의 압력이 그를 짓눌렀지만,
상준의 AID는 그 압력을 우주의 노이즈처럼 여기며 무시했다.

“AID는 우주 정보의 최적화된 연산이다!”

상준의 몸에서 푸른 아마돈 셀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AID 6급 스킬: 광역 공명(Wide-Area Resonance)
완전체 조율!]

파아 아앙!

찬란한 푸른 AID 공명파가 지하 공간 전체를 휩쓸었다.
이는 AF 주술이 만들어낸 시공간 격자를
근원에서부터 뒤집는 절대적 통제권의 선언이었다.

AF 격자 구조가 격렬하게 뒤틀리더니,
마치 유리가 깨지듯 파열하며 무너져 내렸다.

마담 크로우는 자신의 힘이 역류하는 충격에
피를 토하며 무릎 꿇었다.

그녀의 통제력을 잃은 침식된 자들과
에피머 알파들은 제어권을 상실하고
괴성을 지르며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상준은 순간 가속으로 마담 크로우의 눈앞에 섰다.

“체크메이트. 유스폴과 아멜리는 어디 있나.”

마담 크로우는 상준의 발치에서 떨리는
손가락으로 복도 끝의 육중한 강철 문을 가리켰다.


마담 크로우는 상준의 발치에서 공포에 질린 채,
떨리는 손가락으로 복도 끝의 육중한 강철 문을 가리켰다.

"저... 저기다...!"

상준은 그녀가 가리키는 손가락을 한 번,
그리고 문을 한 번 쳐다보았다.
그게 끝이었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마담 크로우를 마치
길가의 돌멩이처럼 무시하고 그녀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이미 패배한 자에게 감정을 소모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

"카이라."

상준이 앞만 보고 걸으며 건조하게 불렀다.

"네, 총 단장님."

뒤따라 진입한 제라프 섀도우 워커 팀의 카이라 아오키가 즉각 응답하며 마담 크로우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마담 크로우가 여전히 상준의 등 뒤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있는 것을 보고 싸늘하게 웃었다.

탁.

카이라가 군홧발로 마담 크로우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어딜 감히 삿대질이야? 손가락 잘리고 싶어?"

"히익!"

마담 크로우가 비명을 삼키며 황급히 손을 거두었다.
카이라는 그녀의 뒷덜미를 짐짝처럼 낚아챘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정보를 캐내겠습니다.
AF 타워 구조와 중력 붕괴 파동 제어 코드, 확실하게 뽑아내죠."

상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만 가볍게 들어 보였다.

승낙의 표시였다.
상준은 복도 끝의 육중한 강철 문 앞에 섰다.
문 위에는 붉은 글씨가 점멸하고 있었다.

"리나, 중앙 전선 상황은?"

리나:
마스터의 지하 돌파로 Iron March가
지하 방어에 전력을 돌리면서,
빅토르 팀이 중력 붕괴 파동 (Grav-Collapse Pulse)
코어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어센던트-X의 실드 복구율 100%.
적의 1차 방어선 완전 장악입니다.

"좋아. 이제 지상은 빅토르에게 맡기고,
우리는 지하로 진입한다."

상준은 거대한 강철 문에 손을 올렸다.
문 너머에서 유스폴과 아멜리의 미약한 생체 신호,
그리고 그들을 지키고 있을 마지막 괴물의 기척이 느껴졌다.

"유스폴과 아멜리가 도망친 곳이다.
그곳이 어디든, 내가 지옥으로 만들어주지."

상준의 손에서 AID 6급의 푸른 파동이 문을 강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