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

아빠의 인생

by 훌륭하다


아버지는 늘 슈퍼맨 같았다.


세상 모든 문제는 아버지가 나서면 해결될 것 같았고,

비 오는 날 우산처럼, 겨울밤 난로처럼 당연히 그 자리에 있는 존재였다.


아버지는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다.


대신 행동이 앞섰다.


피곤해도 가족 앞에서는 티를 내지 않았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괜찮다”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


그 말 한마디에 우리는 안심했고, 세상은 다시 견딜 만해졌다.


돌이켜보면 아버지의 인생은 거창한 영웅담으로 채워져 있지 않았다.


대신 책임과 성실, 그리고 묵묵함으로 채워져 있었다.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자식을 키우고, 하루를 버텨내는 것.


그 평범해 보이는 일들을 한 번도 가볍게 여기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강했다.

세상에서 가장 강했다.


하지만 그 강함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마음의 넓이에서 나왔다.


누군가를 미워하기보다 이해하려 했고,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


따뜻함은 티를 내지 않아도 전해진다는 걸,

나는 아버지를 통해 배웠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아버지들이 있고,

매일 누군가는 생을 마친다.


하지만 나에게 아버지는 단 한 사람이다.

대체될 수 없고, 비교할 수도 없는, 오직 나의 아버지.


아버지의 인생은 마지막 순간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병실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다.


내 기억 속에서 아버지는 여전히 걸어오고, 웃고, 등을 보이며 앞서 나간다.


그 뒷모습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이제 내가 아버지가 되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서 있다.


문득 깨닫는다.


내가 아이들에게 해주는 작은 말과 행동들 속에

아버지가 스며 있다는 걸.

그렇게 아버지의 인생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진다.


슈퍼맨은 날아오르지 않아도 된다.
묵묵히 곁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내 인생의 슈퍼맨은
평생 단 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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