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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 넘은 여자들 Jan 28. 2024

싱가포르에 사는 한국 아이들은 어떤 학교에 다닐까?

금문혜

사진: Unsplash의 Kenny Eliason


해외에 살 때 부모로서 가장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아이들의 학교’ 일 것이다. 한국이라면 어떠한 교육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 어떠한 방향으로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도 많고 경험이 많겠지만, 부모 중 한 명이 그 나라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이 아니라면 정말 어려운 결정일 것이다. 특히 ‘내가’ 다니는 학교라면 부담이 훨씬 덜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다녀야 할 학교이기 때문에 더 고민이 되고 더 결정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그렇다면 싱가포르에 사는 한국 아이들은 어떤 학교에 다닐까?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 (Singapore Korean International School)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은 학교로서 한국의 선생님들이 싱가포르로 파견 오셔서 한국의 교과과정을 그대로 가르치는 학교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모두 한국의 교과서를 그대로 활용하여 교육을 한다. 물론 싱가포르에 있기 때문에 영어 교육의 비중이 높으며 중국어 교육, 그리고 한국 문화 교육의 일환으로 태권도, 사물놀이 등의 교육 등이 이루어진다. 

엄청나게 높은 싱가포르의 국제학교 비용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한 편에 속하며 (그래도 기본 일 년에 1500 만원 ~ 2500 만원 정도), 학교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비가 무료이며, 학교 식당에서는 한식을 기반으로 한 점심이 아주 잘 나온다고 한다. 


싱가포르 공립 초등학교 

우리나라의 공립 초등학교는 주거지에 따라 배정을 받게 되는데 반해서 싱가포르 공립 초등학교는 싱가포리언들도 본인 아이들을 보내고자 하는 초등학교에 원서를 내고 합격/불합격을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이다. 우리 집 바로 옆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어도 그곳이 가지 않거나 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진행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과 맞먹는 PSLE (Primary School Leaving Exam)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치르기 때문이다. 이 시험 결과에 따라서 어떤 중학교에 가느냐가 그들의 앞길이 어떠한 방향으로 갈지, 얼마나 편할지가 결정된다. 당연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초등학교, 그리고 역사가 오래되어 졸업생들이 든든한 초등학교가 소위 ‘명문학교’이며 이 명문학교를 보내기 위해서 사람들이 준비를 하고 원서 접수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어떠한가. 크게 3가지의 방법이 있다. 


먼저 초등학교 1학년이 되기 전에 싱가포르에 있다면 ‘외국인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이 외국인 전형의 공식 명칭은 ‘공립학교에 관심이 있음을 표명하기 (Indicate my interest)이고, 전형 기간 중에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끝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약 4개월 후에 합격/불합격이 결정되고, 학교도 ‘지정’이 되어 오기 때문에 학교를 전혀 선택할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가 이 첫 번째 케이스로 공립학교에 들어간 것인데,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으로 배정이 되었다.


두 번째로 초등학교 2학년 이상의 경우에는 AEIS (Admissions Exercise for International Students) 시험을 치르고 합격하는 것이다. 시험은 영어와 수학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 년에 2번 정도 시험이 진행된다. 이 역시 시험을 보고 약 2-3달 뒤에 결과가 합격/불합격으로 나오며, 가게 될 학교가 ‘지정’이 된다.


마지막은 싱가포르의 영주권 (PR : Permanent Resident)을 취득하는 것. 싱가포르의 영주권은 특별한 criteria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승인과 거절이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다. 나도 아직 영주권자가 아니지만 주위에 보면 수많은 ‘카더라’만 존재한다. 영주권을 취득한다면 학년에 상관없이 본인이 생각하는 학교에 연락을 해서 공석을 확인한 뒤에 학교를 시작할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전에 영주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본인이 원하는 학교를 지원할 수도 있다. 


국제학교 (International School)

아마도 한국 아이들이 가장 많이 속하는 그룹이 바로 이 국제학교가 아닐까 싶다. 통계를 내 본 것도 아니고 이러한 통계를 본 적도 없지만 주위 사람들의 아이들을 보면 이러한 생각이 든다. 

싱가포르에는 정말로 다양한 국제학교가 있다. 여기에서의 ‘다양함’은 국가의 다양함(한국 국제학교처럼 독일, 스위스, 프랑스, 일본, 인도, 미국, 영국, 호주 등의 다양한 학교), 교육 과정의 다양함 (IB, AP 등), 비용의 다양함 (연간 1500만 원에서 5000만 원), 학제의 다양함 (1월 시작, 8월 시작 등), 시설의 다양함 (학원처럼 건물의 일부를 쓰는 곳부터 FIFA 공인 축구장을 가진 학교까지)을 의미한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특성, 학교의 특성, 앞으로 아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 (예를 들어 대학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 비용, 집과의 거리, 특별활동, 공석 여부 등등을 고려하여 학교를 결정한다. 



한국에 비해서 워낙에 다양한 옵션들이 많기 때문에 기회가 되기도 하고 고민의 연속이기도 하다. 그리고 학교를 상황에 따라 옮기기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면 처음 결정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부모들은 그 처음을 잘 시작하고 싶을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 아이들의 특성, 우리 가족의 상황, (지금 예상되는) 우리 가족의 삶의 방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선택한 학교에 대한 믿음과 아이들에 대한 믿음과 지원이 아닐까 싶다. 


#국제학교;#싱가포르;#아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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