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문혜
싱가포르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는 우리 쌍둥이 아이들의 하루 일과는 어떨까?
아침 6시 10분
시계 알람에 깬 아이들은 비몽사몽 세수를 하고 간단한 아침 (토스트나 과일 또는 밥)을 먹고 양치를 하고 학교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6시 40분
콘도 입구에 있는 픽업/드랍오프 포인트로 헬퍼와 함께 걸어가서 셔틀버스를 탄다. 그나마 학교와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해서 아이들의 셔틀버스 탑승 시간이 늦춰졌다.
6시 50분
학교에 도착한 아이들은 강당이나 학교 앞 광장에 반 별로 모여 앉아서 아침 조회 전까지 책을 읽는 시간(리딩 타임)을 가진다.
7시 30분
매일마다 아침 조회가 있다. 싱가포르 국가인 Majulah Singapura와 싱가포르의 국기에 대한 맹세 격인 National Pledge를 암송한 후 학교의 교가를 부른다. 그리고 선생님들의 공지사항을 듣고 각 반 별로 교실로 이동한다.
8시 - 1시 30분
수업 시간은 30분 단위로 짜여 있으나 대부분의 수업들은 최소 1시간 또는 2시간 반으로 진행된다. 1학년과 2학년은 영어, 수학, 제2 외국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 중 선택), 사회, 도덕, 음악, 미술, 체육 수업이 있고 3학년 때부터는 과학 과목이 추가된다.
아침 8시 반에서 10시 사이에 각 학년 별로 Recess라고 하는 휴식 시간이 30분 있는데 이 시간에 아이들은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음식을 사 먹고 운동장에서 노는 시간을 갖는다.
집에서 싸 온 간식은 보통 12시에서 1시 사이에 주어지는 짧은 쉬는 시간 (5분-10분)에 먹는다.
2시
학교에서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집으로 온 아이들은 간단한 간식을 먹는다. 학교 활동이 있는 날은 집에 오지 않고 학교에 남아서 카페테리아에서 음식을 사 먹고 학교 활동에 참여한 후 집에 온다.
2시 – 6시
학교 활동
3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 (CCA : Co-Curicular Activity) 이 시작되고 일주일에 한 번 2시간 정도 수업을 한다. 우리 아이들은 한 명은 미술 CCA, 다른 한 명은 걸스카우트 CCA 활동을 한다.
3학년 때 시작하는 것이 제2외국어 Higher Mother Tongue이다. 이는 각 언어별로 아이들을 선발하여 조금 더 높은 레벨의 단어나 문장을 공부하는 시간인데 일주일에 1시간 정도 수업이 있다. 우리도 쌍둥이 아이 중 한 명이 Higher Chinese에 선발되어서 수업을 듣고 있다.
그 외에도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활동의 일환으로 단기간 특강 형태로 진행되는 수업이 있는데 이 수업은 희망자에 한해서 진행된다. 거의 무료로 진행되는 수업이라서 시간만 된다면 굳이 안 들을 이유가 없다.
사교육
학교 활동이 없는 날은 학원과 과외로 바쁘다. 싱가포르는 워낙에 교육열이 높은 나라여서 사교육 영역 역시 한국만큼이나 다양하고 많다. 우리 아이들도 중국어, 한국어, 체조, 피아노, 미술 학원을 매일매일 열심히 다니고 있다.
학교, 학원 숙제
학교의 숙제량은 아직까지 많지 않다. 추가적인 페이퍼를 푼다거나 학교의 온라인 학습 플랫폼인 SLS (Student Learning Space), 수학과 과학 플랫폼인 쿠빗 (Koobits), 중국어 플랫폼인 Ezshi 활동을 하기도 한다. 2주에 한 번씩 영어, 중국어, 과학 스펠링 테스트가 있어서 이를 준비하기도 한다.
6시 – 8시
저녁은 거의 가족 모두가 함께 먹는 편이다. 저녁 시간 이후에는 아이들은 로블록스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본다. (아직까지는 로블록스 게임과 동영상 시청 시간을 각각 하루 30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콘도 놀이터에 가서 가끔 놀기도 하고 같이 보드 게임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한다.
8시
8시부터는 잠자는 모드로 들어간다. 아이들은 각자 방에 들어가서 30분 정도 책을 읽고 잘 준비를 하고 8시 반에는 기도를 하고 불을 끈다. 실제로 잠이 드는 시간은 보통 9시, 특히 잠이 안 와서 뒤척거리거나 하는 날에는 9시 반 정도에 자는 것 같다.
학교도 일찍 시작하고 학교 활동, 과외 활동이 많아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다. 그래도 외국인으로서 싱가포르 공립학교에 잘 적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기특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부모이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남의 집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면 또 불안해져서 더 무언가를 해야 하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 (왜 항상 남의 집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것일까^^)
부모로서 교육의 중심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잘하는 분들도 주위에 많지만 나는 아직까지도 흔들림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아이들도 서로에게 무리가 되지 않고 우리의 관계가 좋게 유지되는 선에서 공부하는 환경,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워나가고 느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최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지내려고 한다.
싱가포르의 초등학생, 아니 전 세계의 초등학생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