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경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해외 이주시 아이의 학교 결정이 제일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아이의 학교를 먼저 정해야 어디 살 것인 지 주거지역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local school, 정부 보조를 일부 받기는 하지만 커리큘럼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DSS (Direct Subsidy Scheme School), 그리고 국제학교 등의 선택지가 있다.
홍콩의 국제학교는 싱가포르나 한국과 달리 '사립학교' 개념이 강하다. 정부에서 정한 '외국인' quota가 있고, 그 quota를 달성하면 local Hong Kong 학생들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 아이들은 광동어와 중국어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아주 어려서 온 것이 아니면 대부분 국제학교에 다닌다. 그러나, 드물지만 아이를 local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도 계시다.
어떤 국제학교가 있을까?
홍콩에는 너무나 많은 국제학교가 있고, 각자 다른 학제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아이의 연령과 장래 진학처 등을 생각하여 리서치를 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English As Second Language (ESL)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보통 Korea International School (KIS)이나 Canada Ontario 학제를 따르는 Delia School of Canada에서 시작하곤 한다. 두 학교 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Taikooshing / Saiwanho 지역에 위치해 있다.
Korea International School (KIS)
한국 정부에서 보조하고 한국 교과 과정을 일부 따르는 Bilingual Section과, 영국 학제를 따르는 International Section이 있다. 그런데, 두 Section은 사실 건물과 이름, 그리고 admin office만 공유할 뿐 운영은 사실 완전히 따로 되고 있고 전혀 연계가 없다.
Bilingual Section은 Korea Section 또는 '코섹'이라고도 종종 불리는데, 반나절은 한국어로 한국 교과 수업을 하고, 나머지는 영어로 수업을 한다. 교육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여기 나와 계신 선생님들은 한국 정규 교사 분들이시고, 교사분들 중 홍콩발령에 대한 선호가 높아서 쨍쨍한 선생님들이 파견되신다는 소문이 있다. 영어가 부족해 지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보통 이 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의 절반 정도는 half Korean 이거나 외국에서 오래 살아 한국어가 부족해 오는 친구들이라 영어 노출도 부족하지 않다고 핟다. 다만,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 부분은 한 반에 인원이 10명 이내로 소규모라는 점이다. 저학년 때에는 특히 이게 장점일 수 있는데,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 친구 pool이 좁아지기 때문에 단점이 될 수 있다. 한국으로 대학교를 진학하려 하는 고학년 아이들에게는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겠다. 또한 한국 정부 보조금 덕분에 학비가 저렴한 편이라는 장점이 있다.
International Section은 영국 curriculum을 따르고 Cambridge 과정을 따른다고 되어 있다. 학비가 다른 국제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공부를 열심히 시킨다는 소문이 나 있어서 홍콩 중산층에게 인기가 많은 학교이다. ESL이 무료이고 (최신 정보는 별도 확인 요) 건물은 낡았지만 수영장도 있어서 수영 수업도 받고, 주 일 회 한국어 시간도 있다. 교과서가 있어서 진도 파악이 용이하고 고학년이 되면 시험도 자주 보는 등 한국과 홍콩 학부모에게 친숙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편이라고 한다.
물론 어느 학교나 담임 선생님에 따라 많은 편차가 나기 마련이므로 학교 보다는 선생님 운이 더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Delia School of Canada
ESL을 운영하고 있고 홍콩에 이주하는 많은 아이들에게 종종 첫 학교가 되어 주는 학교이다. KIS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다양한 인종 및 국적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고 (KIS 국제부는 홍콩 아이들이 많고 한국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학비는 약간 더 비싸지만 그래도 저렴한 축에 속한다. 아이들이 즐겁게 다니는 편이고, ESL도 유료라서 그런 지 잘 운영되는 듯 하다. 학생과 부모님의 만족도는 높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장기간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 보다는 다른 학교로 옮겨가거나 귀국하는 학생들이 많아 아이들의 이동이 잦은 것이 단점이다.
기타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국제학교들의 리스트이다.
https://www.ib-schools.com/hong-kong-league-tables
이 중 ESF (English School Foundation) 재단 산하의 학교에도 많은 한국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영국 커리큘럼을 따르고 있고,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secondary school까지 많은 학교들을 홍콩 전역에서 운영하고 있고, 학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인기가 많다. 코로나 전에는 대기가 너무 길어서 6개월 ~ 1년 이상 기다리곤 했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외국 학생들이 많이 줄어서 대기 기간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ESL은 없고, 아이의 학년에 따라 입학 인터뷰 또는 시험을 봐야 한다. (물론 델리아나 KIS에도 입학 시험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느낌이다.)
산하 학교 중 외국인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학교들은 학생들의 드나듦이 많아서 아무래도 대기가 짧은 편이고, local 들에게 인기가 많은 학교들 (Shatin, Quarry Bay, Kowloon 등에 위치)은 대기가 길다. 원래 primary school은 주거 지역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학교가 정해져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다 지원 가능한 형태로 변경되었다.
이외에도 Nord Anglia International School (여러 국가에서 국제 학교 운영), Canadian International School (CDNIS), French International School (FIS) 등에도 한국 학생들이 있고, 미국 학제를 따르는 학교로는 Hong Kong International School (HKIS), American International School (AIS) 등이 있다.
국제학교 선정하기
각자의 사정에 따라 고려사항이 다 너무나 달라지기 때문에 일반화 하기 어려우므로 내 경우를 기준으로 한 번 고려 사항을 올려 볼까 한다.
1. 한국 학생들이 있는 편인가 - 아이가 적응하기에 한국 친구들이 있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 판단
2. 학비
3. 통학 용이성 (스쿨버스 등 운영 여부)
4. 커리큘럼 (저학년 때에는 사실 그렇게 관계가 없는데 고학년으로 가면 중요)
5. 선생님들 평균 재직 기간
6. IB 프로그램일 경우 평균 IB score 및 학생 수 (Secondary의 경우 해당)
7. 언어 프로그램 (Primary에서는 대부분 만다린을 가르치고, secondary에서는 Korean 및 어떤 European Language를 운영하는 지)
9. Student body 다양성
10. 어떤 대학들로 진학하는 지 (Secondary의 경우 해당)
한국에서 홍콩으로 이주해 올 때는 아이가 저학년 이었기에 1/2/3/7만 보고 결정했고, 지금 생각해 보면 5/9도 확인 했었어야 했다.
최근 제 3국으로 이주를 잠깐 추진한 적이 있었는데 이 때는 아이가 고학년이었기에 2로 필터한 후, 4/6/9/10을 우선적으로 봤다.
학교 admin과 이야기 해 보면 얼마나 빠릿한 지 감이 오고, 혹시 가능하다면 학교 투어도 하면 좋은데 사실 학교 투어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 되지는 않는다. 주로 시설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학교 투어를 제대로 하려면 수업 하는 아이들의 분위기를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학교 분위기를 가늠하기 위해 해당 학교의 social channel와 googling으로 학부모 평이 있는 사이트 등을 확인하고, 혹시 재학생 학부모를 만날 수 있다면 최고이다.
DSS
한국 학생 중 재학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한 학교들이다. 직장 동료 중 Western과 결혼한 홍콩 동료가 알려 주어서 아이가 처음 홍콩으로 올 때 지원했던 적이 있는데, 경쟁률이 너무나 높아 떨어졌더랬다. Full list는 여기에 있다.
https://www.dsssc.org.hk/en/full-list-of-dss-schools/
St. Paul이나 Diocesan은 IB ranking top이고 정말 경쟁률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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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국제학교 재학생들은 중간에 학교를 이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편이다. 우리 아이도 아이가 적응하기 편할 것이라고 생각한 학교에서 시작해, 일년 후 다른 학교로 옮겨가게 되었다. 아이가 고학년이 아니라면 조급하지 않게 엄마와 아이의 마음이 편한 곳에서 시작하고, 그 동안 리서치를 더 해서 다음 학교를 정해도 될 듯 하다.
#국제학교 / #홍콩 / #아이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