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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류산 Jul 31. 2022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보고......

명량이 1700만 관객이니, 이번에도 천만 관객을 돌파할까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예매했다.


역사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이미 스포일 된 것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다. 

관객들은 전투 결과를 이미 알고 보는 것이다. 축구로 말하면 승부의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게임을 녹화로 보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한산도 대첩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해상 전투의 과정과 결과를 너무나 잘 아는 관객들에게 어떻게 영화적 재미를 줄 수 있을까?


작은 아들은 개봉 첫날 보았단다.

“좋았습니다. 아빠가 이순신 전문가시니까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네요.”

“명량이 1700만 관객이니, 이번에도 천만 관객을 돌파할까?”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한산을 보고 아내는 거의 1시간 지속된 전투 장면이 너무 흥미로웠고, 마지막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스토리는 과감하게 조선 수군의 비밀 작전인 학익진을 적의 첩자에게 노출시켰고, 심지어 조선의 비밀 병선 거북선의 설계도마저 유출시켜 거북선의 약점마저 적이 알게 하였다. 

이를 통해 영화는 전투 결과를 아는 관객들을 계속해서 긴장감을 조성시키고 영화에 몰입하게 했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나라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의 전투인 한산도 대첩, 그 역사의 현장을 가까이서 보게 해 준 영화 제작진에 감사를 표함.” 

“나도 동감.”

“영화는 적장 와키자카가 화살을 맞고 물에 빠지는 장면을 보여주었데, 그는 결국 근처 무인도에 기어올라 살아남았음. 당시 한산도는 무인도였다고 함. 한산도에서 10여 일간 미역만 먹으며 목숨을 연명하다가 뗏목을 만들어 탈출에 성공했음.”

“오호!”

“와키자카는 종전 후 일본에 돌아가 한산도 전투의 기록을 상세히 남겨 후세에 전했음. 그는 이 날의 패배를 잊지 않기 위해 한산도 해전이 일어난 날에는 가신들과 가족들에게 하루 종일 미역만 먹게 했다고 함.” 


아내는 역사의 뒷이야기에 감탄하며 다시 영화 감상으로 돌아왔다. 

영화는 바다에서 한 장면도 찍지 않았다는 데 한 시간 가량의 거대한 해상 전투신을 실감 나게 보여주었다. 

“진짜..... 전투 장면 CG는 오스카 후보감. 주인공 이순신도 엄청 젊잖고... 절대 오버를 안 했음. 이순신 박해일 조용한 저음으로, ‘포를 쏘아라!’”

“(배를) 선회하라!”

“남한 산성 인조가 이순신으로 환생하였음”

“박해일 배우가 연기를 잘하네. 사극뿐만 아니라 헤어질 결심에서도 잘했고.....”  

“그렇지~”


빌런도 대단했다. 최근에 본 영화 범죄도시에서 윤계상의 장첸과 손석구의 강해상과 맞먹을 정도로 왜군 장수 와키자카의 역을 변요한 배우가 연기를 잘 해주었다. 


옥에 티라면, 주제인 불의(不義)와 의(義)의 전쟁을 강조하다 보니, 항복한 왜장이 의병의 상징인 의(義)의 깃발을 들고 달려가는 장면은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보였다. 관객들을 믿지 못하고 '주제가 이거다' 하며 가르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 


김한민 감독, 대단하다. 

그는 명량을 찍은 지 8년 만에 한산을 찍었다고 한다. 10년이 넘는 작업으로 우리에게 이순신을 제대로 알려주는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명량, 한산에 이어 3부작인 노량도 기대된다. 반드시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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