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위치>,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연초에 보기 좋은 영화다
2023년 계묘년 새해 첫 주말이다.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영화예매 사이트를 검색했다. 아내와 나는 권상우, 이민정, 오정세 주연의 <스위치>를 선택했다. 극장 빌딩에서 초밥과 냉메밀, 가락국수, 카레밥, 모듬 튀김을 함께 내놓는 세트메뉴로 맛난 점심을 즐겼다. 까페라떼로 입가심을 한 뒤 시간에 맞추어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거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극장이 가득 찼다. 영화 평이 좋아서 그런 지, 보기 괜찮았다. 영화가 시작되자, 극장의 분위기도 좋았다. 재미있는 장면에 깔깔거리고. 새해 첫 주말에 누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스위치> vs <패밀리맨>
영화 초반 전개를 보면서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패밀리맨>의 리메이크임을 알아차렸다. 재미있게 본 <패밀리맨>이었다. <스위치>는 주인공 직업을 바꾸고, 한국적 상황에 맞게 소재를 잘 살렸다. 두 영화는 꽤 다른 재미를 주었다. 다만 리메이크를 하면서 보다 창의적으로 변주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었다. 굳이 넣지 않아도 될 <패밀리맨>에 나오는 몇몇 장면이 들어가 개운하지 않았다.
<패밀리맨>을 보면서도 ‘이건 좀 과하다’하며 공감을 하지 못한 장면이 있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능력을 발휘하여 좋은 집을 구해서 아내에게 함께 살자고 하는 씬이었다. 아내는 시골집이 좋아 이사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대하였다. 현명한 아내로 나오는 배역이 1950년대 여인도 아니고 지나치게 감상적인 주장을 하며 남편과 부딪혀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그 장면이었다. 그런데 그 장면을 그대로 <스위치>에 삽입한 거였다. <패밀리맨> 보다 더 과한 것은 애들까지 데려온 상황이었다. 수현(이민정역)이 거칠게 반대하여 박강(권상우역)과 싸우고, 이를 지켜보는 애들은 울고........ <패밀리맨>의 옥에 티를 그대로 가져왔다. 실컷 사랑이 넘치는 화목한 가정을 보여주다가 도대체 이게 뭔가. 시험장에서 틀린 답을 보고 베껴 쓰는 학생을 보는 마음이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뒤에 앉은 한 젊은 남성이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더니 극장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조금 뒤, 같이 온 여성도 따라 일어나 극장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추가된 두 장면은 사족?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두 씬이 추가되었다. 하나는 2년 후에 박강(권상우역)과 수현(이민정역)이 함께 나오는 장면, 또 하나는 조윤(오정세역)이 택시를 타는 장면이다. 극장을 나오면서 아내에게 추가된 장면들이 어땠는지 물었다. 아내가 진지하게 답했다.
“첫 번째 장면은 관객을 위한 쿠키영상으로 생각하면 굳이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두 번째 장면은 과했어.”
내 생각도 같았다. 과유불급, 지나치면 오히려 미치지 못한다고나 할까.
영화를 재미있게 본 후, 아내가 좋아하는 수제비집을 찾았다. 간식으로 충무김밥과 함께 뜨근한 수제비를 먹으니 주말 하루가 행복했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웃음이 있는 집에 복이 온다는 말이다. 일소일소(一笑一少),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진다는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새해 벽두에 마음껏 웃었으니 올 한 해는 몸과 마음이 젊어지고, 행복이 가득하리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