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교수의 <백 년의 지혜>는 긴 세월을 통해 깨달은 깊은 성찰과 지혜를 나누는 책이다. 가장 마음에 와닿은 부분은 선생님의 인생은 65세부터 80세까지가 전성기였다고 하신 말씀이었다. 65세부터 80세까지는 현직(대학)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회고하였다. 80세를 지나 90세가 되어도 계속 일을 했고, 97세가 되어 그해에 좋은 저서를 남긴 국내 저자 10인 중에 들었다고 했다. 99세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연재를 하여 책으로 엮었고, 103세에 중앙일보에 연재를 하여 105세가 되는 해에 <백 년의 지혜>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판했다.
선생님의 말은 나에게 큰 격려와 자극으로 다가왔다. 65세의 나는 아직 전성기 초입에 있는 셈이다. 준비 단계였던 지난 세월을 바탕으로 지금부터의 삶이 진정한 의미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는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소망이 생겼다. 선생님만큼 산다고 가정하면 아직 40년을 더 글을 쓸 수 있다. 그 정도 세월이면 뭐든지 이룰 수 있지 않겠는가.
김형석 교수님은 아름답게 나이 들기를 강조하셨다. 아름다운 노년이 되려면 옷차림, 주름관리와 얼굴 표정, 자세 같은 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내면의 정서적 건강과 감정의 아름다움을 길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말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선생님 말대로 '나 편하면 되지'가 아니라, 품격 있게 그리고 조화롭게 옷을 입고 있는가? 겸손하고 예의 바르며 밝은 표정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하며 좋은 에너지를 주고 있는가? 욕심을 내려놓는 것은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여 평안하게 사는 길임을 깨닫고 실천하고 있는가? 대화를 주도하고 누구 주장이 옳은지 찾는 자세를 버리고, 존중으로 들어주기와 겸양과 배려가 미덕임을 알고 행하고 있는가?
<백 년의 지혜>는 단순히 나이 들어가는 법을 말해주는 책이 아니다. 앞으로의 세월을 기대하게 하고, 삶의 마지막까지도 의미 있고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증언하는 책이다. 65세 지금이 바로 새로운 출발선임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지금까지 삶이 그러했듯,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여한(餘恨) 없는 삶을 살리라 다짐해 본다.